'적정금리' 준칙 만든 존 테일러, 미국 Fed 차기 의장 후보로 급부상
존 테일러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사진)가 차기 미 중앙은행(Fed) 의장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불과 1주일 전 케빈 워시 전 Fed 이사와 제롬 파월 이사가 2파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과 달라진 양상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접촉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Fed 의장 후보로 테일러 교수를 면접한 뒤 그를 좋게 평가하는 말을 쏟아냈다.

테일러 교수는 중앙은행 기준금리를 일정한 규칙(테일러 준칙)에 따라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논문(1993년)으로 유명하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돌거나 경제가 완전고용 상태에 이르렀을 때 기준금리를 높여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미국의 물가상승률(2분기 개인소비지출 기준 1.5%)은 목표치(2%)에 못 미치지만 실업률(9월 기준 4.2%)은 자연실업률(장기 실업률 4.74% 수준)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Fed의 저금리 정책을 비판하고 “보다 투명한 통화정책을 써야 한다”고 강조해 온 그가 Fed 의장이 되면 ‘매파’ 성향이 강해져 금리가 더 빨리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을 뒤덮었다. 미 달러 가격과 국채수익률이 급등(국채가격 하락)했다. 특히 금리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0.045%포인트 올랐다.

정작 테일러 교수 본인은 준칙을 엄격히 적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는 지난주 보스턴에서 열린 Fed 콘퍼런스에 참석해 “준칙이 중앙은행의 손을 묶는 역할을 해선 안 된다”며 유연한 대응을 옹호했다. 저금리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염두에 둔 변신으로 해석된다.

재닛 옐런 현 Fed 의장은 19일 면접을 볼 예정이다. 워시 전 이사와 파월 이사는 이미 면접을 봤으며,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여전히 최종 후보 명단에 들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에게 경제정책을 조언했던 재무부 관료 데이비드 멀패스가 차기 Fed 이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