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베제강소의 알루미늄·철 제품 품질 데이터 조작 파문이 해외로 확산되고 있다.

고베제강의 불량 원재료로 제작한 각종 차량·항공기 부품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 등 주요 미국 제조업체 제품에도 대량 사용됐기 때문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GM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고베제강이 공급한 구리 및 알루미늄 부자재가 자사 제품에 미친 영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고베제강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포드자동차도 조사에 착수했다.

고베제강은 일찍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 자동차용 알루미늄 소재 판매를 늘려 왔다. 지난해 켄터키주에 자동차용 알루미늄 공장을 새로 건설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앞서 일본 국토교통성은 고베제강의 품질 불량 알루미늄 제품 등이 미국 보잉 등 항공사에 납품됐다고 밝혔다.

고베제강이 품질 데이터를 조작한 알루미늄 부품 등이 일본공업규격(JIS) 기준에 미달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일본 철도사인 JR도카이와 JR니시니혼에 따르면 고베제강 알루미늄을 사용한 신칸센의 차 받침대 부분 일부 강도가 JIS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R도카이 등은 해당 부품이 차량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일단 신칸센을 정상 운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고베제강의 불량 부품이 다른 부품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정기 점검 때 해당 부품을 전면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가와사키 히로야 고베제강 회장 겸 사장은 이날 일본 경제산업성을 방문해 “고베제강의 신뢰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일본 기업 제품에 대한 불신과 걱정을 키운 데 깊이 사죄한다”며 “한 달 안에 품질 데이터 조작이 이뤄진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