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담동 ‘수트 서플라이’ 매장의 수선코너 ‘테일러 스테이션’.  /민지혜 기자
서울 청담동 ‘수트 서플라이’ 매장의 수선코너 ‘테일러 스테이션’. /민지혜 기자
네덜란드 남성 정장 브랜드 ‘수트 서플라이’가 인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들여온 이 브랜드는 ‘100% 이탈리아 원단으로 만든 슈트 한 벌에 49만9000원’이라는 입소문이 퍼져 소비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수트 서플라이는 청담점 한 곳에서만 매달 4억원씩 매출을 내 올해 50억원의 연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수트 서플라이는 ‘고급형 SPA(제조직매형 의류) 슈트’로 불린다. 원단이나 봉제, 패턴 등은 이탈리아식 슈트지만 가격은 비슷한 방식으로 제조하는 회사에 비해 싸기 때문이다. 재킷과 바지 한 벌에 49만9000원, 59만9000원에 판매한다. 코트도 79만~89만원대. 다른 브랜드에서 350만원대인 150수 고급 원단(하트포드 라인) 재킷도 119만9000원에 판다. 올여름에 ‘완판(완전판매)’된 54만9000원짜리 110수 원단 재킷은 유명 브랜드에서 300만원에 파는 인기 상품이다. 현재 가장 인기를 끄는 제품은 110수짜리 나폴리 라인(49만9000원)이다.

수트 서플라이는 2000년 네덜란드의 포커 더 용이 만든 브랜드다. 100% 이탈리아 원단을 사용하지만 유통 단계를 축소하고 중국 공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낮췄다. 이탈리아, 스페인, 북미, 아시아 등 15개국 66개 매장에서 연매출 1억2000만달러(약 1450억원)를 올리고 있다.

이 브랜드는 전 세계 남성들의 체형을 세 가지로 분류해 맞춤복을 입은 것처럼 잘 맞도록 제작하는 게 강점으로 알려져 있다. 온라인몰에서는 ‘인터내셔널 핏’ 제품을, 유럽에선 ‘유러피언 핏’을, 한국에선 ‘아시안 핏’을 판매한다. 인기를 끈 원인도 “신기하게 나한테 꼭 맞춘 것 같다”는 후기 덕분이다. 직원 한 명이 세 명의 고객만 상대하며 맞춤형 제품을 추천해준다.

매장 근무 직원들의 전문성도 인기 요인이다. 채한석 수트 서플라이 청담점장은 “모든 매장 직원이 본사의 슈트스쿨에서 교육을 받는데 그때 강조하는 게 ‘옷이 아니라 스타일을 판다’는 것”이라며 “전문 테일러가 개인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수트 서플라이는 또 넥타이, 셔츠, 구두, 액세서리 등 같이 구매할 만한 상품을 다채롭게 갖췄다. 정장을 한 벌 사러 들어왔다가 캐시미어 니트, 커프스핀, 양말, 넥타이 등을 다 사가는 사람도 많다.

현재 국내에는 청담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대구점 등 3개 매장이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