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캠프 SNS 담당 신혜원 씨 "태블릿PC는 최순실 아닌 내 것"
지난해 10월 JTBC가 공개해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의 불을 붙인 ‘최순실 태블릿PC’의 실소유자와 사용자임을 자처하는 인물이 나타났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는 신혜원 씨(사진)는 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블릿PC는 최순실 씨가 아니라 내가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강대 출신의 신씨는 서강포럼 사무국장으로 일하던 중 박근혜 후보의 측근인 고(故) 이춘상 보좌관 요청으로 캠프에 합류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무를 담당했다고 자신을 설명했다.

신씨는 “JTBC 보도를 접할 때부터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전화번호 목록, 카카오톡, 다운받은 ‘SNS팀 운영방안’ 등의 문서를 종합해 봤을 때 내가 속한 SNS팀에서 사용한 태블릿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또 “최근 공개된 검찰의 태블릿 포렌식 보고서에서 캠프에서 같이 일한 여자 동료 사진을 수십 장 발견하고 확신이 들어 진실을 밝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씨가 드레스덴 연설문과 각종 국가기밀을 건네받고 수정까지 했다는 JTBC 보도도 부인했다. 그는 “해당 태블릿PC로는 문서 수정 작업이 워낙 불편해 그렇게 사용한 바 없고, 안에 저장돼 있는 드레스덴 연설문 역시 GIF그림(이미지) 파일이라 원천적으로 수정이 불가능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태블릿PC 소유 경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씨는 “김한수 전 행정관이 개통해 (내가) 건네받기 이전에는 조진욱 전 행정관이 썼던 것으로 들었다”며 “이 태블릿PC로 박 전 대통령(후보)의 카카오톡 계정 관리를 했다”고 밝혔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달 29일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2년 6월 태블릿을 개통한 뒤 이춘상 보좌관에게 건넸다”고 증언한 바 있다. 대선 직후 캠프를 떠나면서 해당 태블릿PC를 김휘종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반납했다는 게 신씨가 밝힌 소유 경로다.

뒤늦게 밝히는 이유에 대해서는 “JTBC 보도 당시 변희재 대한애국당 정책위의장(미디어워치 대표)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지만 그가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신씨는 “다른 언론을 신뢰할 수 없었고, 태블릿PC 내용을 확인할 수도 없어 적극적으로 못 나섰다”며 “특검 국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