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우리는 생산 지옥에 빠져 있다"
보급형 전기자동차 ‘모델3’를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미국 테슬라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모델3 양산체제가 갖춰지지 않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생산 지옥(production hell)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세미(트럭)가 오는 11월16일 공개된다”고 밝혔다. 그는 “모델3 생산에서 나타난 병목현상을 해결하고,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푸에르토리코 지원용 배터리를 더 생산하기 위해 자원을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당초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전기동력 트럭 세미를 9월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가 10월26일로 한 차례 미뤘다. 이번 발표로 자율주행 세미 트럭 출시는 두 번이나 연기됐다.

테슬라가 제때 세미 트럭을 공개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모델3 생산 부진으로 꼽힌다. 모델3 가격은 3만5000달러(약 4000만원)로 테슬라의 기존 모델S나 모델X의 반값 수준이다. 싼 가격에 테슬라 전기차를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예약자가 몰려 선주문이 50만 대에 달한다.

테슬라는 올 3분기 모델3를 1500대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생산량은 목표 대비 17% 수준인 260대에 그쳤다. 머스크는 “우리는 생산 지옥에 깊이 빠져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하루 2만7000대가량을 생산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델3 생산이 부진한 것은 공장에서 일부 부품을 수작업으로 만드는 등 양산체제가 완벽히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40년 경력의 자동차 제작 컨설턴트인 데니스 비라그는 “자동차를 만들 때 수작업을 한다는 건 일반적이지 않은 일이며 양산 차량을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측은 “WSJ가 오도된 기사로 테슬라를 공격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