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대우조선, 대규모 컨테이너선 수주
현대중공업은 VLOC 건조 일감 따내
'일감 부족' 조선 3사, 1조원대 수주 잇달아 성공
수주 절벽에 따른 일감 공백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국내 조선 3사가 1조원대 대규모 수주에 잇달아 성공하며 낭보를 전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유럽 지역 선주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을 총 1조1천181억원에 수주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선주 측 요구로 발주 선사명과 계약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해당 선주는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로 알려졌다.

컨테이너선 크기는 2만2천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초대형급이다.

삼성중공업 자체로는 이번 수주 건이 해양플랜트를 제외하고 상선만 놓고 봤을 때 2년 만에 최대 규모다.

가장 최근에 따낸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일감은 2015년 4월 홍콩 OOCL과 맺은 2만1천100TEU급 6척, 총 9억5천만달러(약 1조800억원) 상당의 계약이었다.

이에 앞서 대우조선해양도 유럽 지역 선주로부터 컨테이너선 5척을 총 9천266억원에 수주했다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대우조선은 선주 측 요구라며 발주처와 계약 세부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삼성중공업과 동일한 MSC로 전해졌다.

건조할 컨테이너선 크기도 2만2천TEU급으로 같다.

대우조선 역시 이번 수주 건이 2년 만에 최대 규모다.

2015년 6월 세계 1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로부터 2만TEU 크기의 컨테이너선 11척을 18억달러(약 2조500억원)에 수주한 것이 가장 최근에 이뤄진 대형 계약이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이 대규모 컨테이너선 수주에 성공하면서 한국 조선업은 명예를 회복했다.

업계는 지난달 프랑스 선사 CMA CGM이 발주한 대규모 컨테이너선 건조 일감을 중국 조선소에 빼앗기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중국 조선소들의 수주는 과감한 선박 금융지원을 받은 데다 CMA CGM이 중국선사 코스코쉬핑과 같은 얼라이언스에 속해있는 게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수주는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재확인한 사례"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총 9천억원 규모의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 10척을 수주하며 단비를 맞았다.

현대중공업은 해운사 폴라리스쉬핑과 32만5천t급 VLOC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계약액은 총 8억달러(약 9천86억원)다.

이번 수주는 2012년 그리스 선사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한 이래 현대중공업 내부 단일계약 기준으로 5년 만에 최대 규모다.

더구나 업계에서는 이 계약의 옵션(추가 가능 수주)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향후 5척, 4억달러 정도의 일감을 추가로 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폴라리스쉬핑은 최근 세계 최대 광산 업체 브라질 발레(Vale)사와 맺은 용선계약을 배경으로 대규모 VLOC 발주를 진행했다.

발레사는 선대 개편, 철광석 수출 확대 등의 목적으로 현재 한국·중국 해운사들과 약 30척에 대한 장기 용선계약을 논의하고 있어 현대중공업 외 다른 국내 조선사의 VLOC 수주 소식도 곧 전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수주 총력전이 결실을 보면서 조선 3사의 연간 수주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총 24척, 약 65억달러(약 7조3천800억원) 규모의 일감을 따내 수주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3사는 지금까지 총 99척, 58억달러(약 6조6천억원)의 수주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20척·20억 달러)의 약 5배 규모이자 연간 수주 목표액(75억달러)의 약 77%에 해당한다.

대우조선은 총 23척, 약 25억7천만달러(약 2조9천억원) 규모를 수주해 목표액(45억7천만달러)의 56%를 채웠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윤보람 기자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