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올 들어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 48억달러(약 5조3000억원) 규모의 부품 수주에 성공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인 10억달러의 다섯 배 수준이다. 중국에서는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속에서도 현지 완성차업체 중 한 곳을 새 고객사로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현대모비스가 북미 지역에서 수주한 부품은 픽업트럭용 섀시모듈과 전장부품인 DCSD, ICS 등 세 가지다. 픽업트럭용 섀시모듈은 이번에 처음으로 수주했다. 픽업차량은 적재함에 무거운 짐을 실을 때가 많아 차체 하부 뼈대를 구성하는 섀시모듈의 내구성과 강성 등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북미 픽업트럭 시장 진출 여부는 부품회사 기술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차량의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와 공조장치를 조작하는 전장부품인 DSCS와 ICS는 현대모비스가 2011년과 2016년부터 북미 지역 완성차업체 두 곳에 공급해온 고부가가치 전장부품이다. 이번 추가 수주로 공급량과 기간을 늘리게 됐다.

중국에서는 차량 오디오용 외장앰프, 전자식주차브레이크(EPB), 리어램프를 수주하는 한편 현지 완성차 업체 중 한 곳을 새 고객사로 확보했다. 현대모비스가 해외시장에서 감성부품으로 불리는 외장앰프를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부품은 신규 거래처인 현지 완성차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수주 성과는 북미 시장에서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존 거래처와의 신뢰 관계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최근 어려움을 겪는 중국에서 토종 완성차 회사와 합자회사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