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헬스케어 주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약 개발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바이오 대박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코스닥 바이오주뿐 아니라 코스피200 헬스케어 지수도 올 들어 25% 이상 올랐다. 미국 등 제약·바이오업계도 지난 2년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반등하고 있다. 세계적인 신약 개발업체에 주로 투자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와 인터뷰를 했다.

스테판 패튼 섹토럴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22일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미국 헬스케어 시장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헬스케어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헬스케어 섹터는 다른 어떤 섹터보다 장기 성과가 좋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헬스케어업종에 우호적인 정책을 예고하고 있어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성장 질주하는 헬스케어 시장에 투자하라"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사가 있는 섹토럴운용은 2000년 설립 당시부터 헬스케어 업종만 전문적으로 투자해왔다. 바이오와 경제 두 분야 모두에서 학위가 있는 사람만 펀드매니저로 고용한다. 패튼 매니저 또한 캐나다 맥길대에서 생물화학을 전공했고, 경영학 석사학위를 갖고 있다. 그는 2001년 입사해 2013년부터 차석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다. 패튼 매니저는 한화자산운용이 재간접 펀드로 판매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운용하는 그는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고 소개했다. 패튼 매니저는 “노바티스, 머크처럼 특정 약품의 의존도가 낮으면서 세계적인 영업망을 구축한 회사나 아미커스, 뉴로크린 등 신약 출시를 앞둔 제약주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메드트로닉,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스 등 업계를 주도하는 의료기술주 등도 관심을 둘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헬스케어업종에 우호적인 정책 환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튼 매니저는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업계의 약값 결정권을 옹호하고 있다”며 “제약업계의 약값 통제 압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헬스케어업종 주가는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급락했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5년 8월 약값을 낮추겠다는 내용의 트위터를 남기기도 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헬스케어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15년 하반기 17배를 넘겼지만 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는 14배를 겨우 넘을 정도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헬스케어 PER은 16배를 회복했다.

패튼 매니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대로 법인세율을 낮추면 미국 밖에서 거둬들인 이익을 미국으로 쉽게 가져올 수 있게 된다”며 “미국 내 자금 유입은 헬스케어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이어져 몸값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중장기적으로 헬스케어 시장이 고령화 현상과 맞물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내 헬스케어 지출은 2014년 3조달러에서 2024년 5조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인구 고령화 현상이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신흥국의 헬스케어 시장도 성장하고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세계 65세 이상 인구는 2015년 6억800만 명에서 2050년에는 15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