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세계 2위를 기록했다.

24일 국제결제은행(BIS)이 펴낸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년 동기(88.4%)보다 4.6%포인트 상승했다.

상승 폭은 중국(5.5%포인트)에 이어 BIS가 자료를 집계한 주요 43개국 중 두 번째로 컸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전년 대비) 순위는 2014년부터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2013년 12위(1.5%포인트)였지만, 2014년 9위(1.9%포인트) 2015년 4위(3.9%포인트) 2016년 3위(4.7%포인트)를 기록했다.

또 소득 대비 빚 상환 부담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세계 가계부채 분석에서 1분기 한국 가계 부문 DSR(Debt service ratios)는 12.5%로 1년 전(11.8%)보다 0.7%포인트(p) 올랐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1999년 1분기 이래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DSR은 소득 대비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DSR이 높으면 소득에 비해 미래 빚 상환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한국 가계의 DSR는 2015년 1분기 11.2%에서 본격적으로 상승해 지난해 4분기 12.4%로 종전 최고치(2011년 4분기 12.2%)를 뛰어넘었다.

DSR은 1999년 연 평균 8.8%였지만, 2011년 12.2%로 고점을 찍었다. 2012년(12.0%), 2013년(11.7%)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다가 2014년 부동산 규제 완화로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2015년 11.4%에서 지난해 12.1%로 상승했다.

문제는 빚 상환 부담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소득 대비 빚 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한국 가계의 DSR 상승폭은 BIS가 조사한 17개국 중에 가장 컸다.

노르웨이(0.3%포인트), 호주·핀란드·스웨덴(0.2%포인트)은 1년 전보다 상승했지만 한국(0.7%포인트)보단 상승세가 미미하다.

한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높은 편이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3.0%다. 이는 스위스(128.5%), 호주(122.0%) 등에 이어 세계에서 8번째로 높다. 18개 신흥국 중에선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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