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1주기' 23일 광화문에 5000명 집결
23일 서울 종로에서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약 5000명 규모로 열린다. 같은 날 보수단체의 태극기집회도 도심 곳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새로운 집회 대처 원칙에 따라 차벽과 살수차를 배치하지 않기로 해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톨릭농민회·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농민·시민단체 연대체인 ‘백남기 투쟁본부’는 23일 서울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 백씨 추모대회를 연다고 22일 발표했다. 백씨는 2015년 11월 대정부 시위에 참가했다가 종로1가에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었고, 서울대병원에서 317일간 혼수상태로 있다가 작년 9월25일 사망했다.

추모대회는 오후 4시 백씨가 물대포를 맞은 장소 인근에서 열리는 ‘백남기 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농민대회’로 문을 연다. 이어 오후 5시에 ‘1주기 민중대회’를 열어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한다. 농업 문제를 주요 국정과제로 삼고 대통령 직속 농어업특별위원회 설치 등도 주장할 계획이다. 각계 인사들의 추모사와 가수 이상은의 추모공연도 예정됐다.

도심 곳곳에선 친박근혜·보수성향 단체들의 태극기집회와 행진도 예정돼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석방서명운동본부’가 오후 2시께 대학로에서 집회를 연다. 같은 시간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도 대한문 앞에서 500여 명 규모의 태극기집회를 연 뒤 보신각과 을지로로 행진할 계획이다.

농민단체들이 종로1가~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추모집회를 열고, 집회 지역 근처를 친박·보수단체가 행진하는 모양새다. 다만 직접 마주치는 구간은 없어 충돌 우려는 적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개혁위원회 권고에 따라 살수차와 차벽은 배치하지 않고 집회 인근 경력 배치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집회·시위 자유 보장 방안’에 따라 이번 추모행사에 차벽과 살수차를 배치하지 않기로 했다. 또 광화문·종로 일대 집회에 대해 금지·조건 통고 등도 하지 않았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