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10대 학생들이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허준서)는 22일 이 사건 주범인 고교 자퇴생 김모양(17)에게 징역 20년을, 공범으로 인정된 재수생 박모양(18)에게는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했다. 법원은 이들에게 각각 3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을 전부 받아들인 판결이다.

재판부는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김양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범행 전후 일련의 상황을 보면 공모관계를 인정하는 김양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며 ‘살인 범행을 공모한 적이 없고 역할극인 줄 알았다’는 공범 박양 주장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양은 특가법에 따라 약취 또는 유인한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살해한 경우에 해당해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받아야 한다. 하지만 김양은 만 17세여서 만 19세 미만에 해당되는 소년법을 적용받고, 이에 따라 징역 20년이 법정 최고형이다. 재수생 박모양은 주범이 아니라 공범이지만 1998년 12월생으로 만 18세를 넘긴 탓에 김양보다 형량이 높은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소년법은 18세 미만자만 사형·무기징역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