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자본시장 발전과 불공정거래'를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근희 기자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자본시장 발전과 불공정거래'를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근희 기자
공매도가 시장 효율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집중적인 공매도가 모두 시장교란 의도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자본시장 발전과 불공정거래'를 주제를 발표했다.

남 선임연구위원은 2007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10년간 공매도가 주식시장에 끼친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2013년 이후 공매도는 꾸준히 증가했다. 공매도 거래 대상 종목도 크게 확대됐다. 특히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량이 급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뤄지는 공매도 거래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80%에 이른다. 코스닥에서는 약 90%에 달했다. 공매도는 주로 대형주를 중심으로 편중돼 있었다.

그러나 일부에서 제기되는 주장과 다르게 공매도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거래가 늘어났어도 전체 시장에서 그 비중은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거래량은 유가증권시장은 2.72%, 코스닥시장은 0.65%에 불과했다.

오히려 시장 효율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했다. 남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 회전율은 지속해서 저하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효율성은 꾸준히 개선됐다"며 "일반적으로 공매도가 활발한 종목의 시장 효율성이 높으며 코스닥시장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공매도 사례를 투자자 관점에서 살펴봐도 공매도의 악영향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다.

남 선임연구위원은 "공매도를 이용해 시장에서 과도한 물량을 집중적으로 매도하고, 주가 하락을 유도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우려가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 있다"면서도 "그러나 온라인상에서 공매도와 관련된 주장들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기보다는 기관투자자, 외국인 투자자, 개인투자자 간의 불균형적 시장 접근성에 대해 지적한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대부분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개인투자자가 거래 상대방이 되는 구조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크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현재 공매도에 대한 전면적이고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공매도를 활용한 불공정 의심 거래 등을 걸러내는 핀셋형 규제가 더욱 효과적이란 주장이다.

남 선임연구위원은 "소수 투자자의 공매도 과잉 집중 종목에 대한 불공정거래 의도를 감시하고, 기존 공매도 규제의 실효성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