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쇤베르크가 편곡한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곡
아르놀트 쇤베르크는 조성이 없는 음악에 일정한 질서를 부여한 ‘12음 기법’의 창시자다. 난해한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위대한 추상화가라면 구상화도 잘 그리는 것이 기본이듯 쇤베르크 또한 전통적 작곡기법에 능했다.

‘정화된 밤’으로 대표되는 초기 작품들이 그렇다. 후기 작품 중에선 미국에 정착했던 1937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지휘자 오토 클렘페러의 의뢰로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곡 1번이 대표적이다. 브람스의 원곡은 피아노와 현악 3부의 구성이다. 쇤베르크는 선율, 리듬, 화성을 그대로 둔 채 악기 사용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마치 낭만주의 교향곡을 만나는 듯한 새로운 곡을 만들어냈다. 집시풍의 4악장은 찬란한 오케스트레이션 덕분에 막혔던 가슴이 확 트인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