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물길 작가가 S펜으로 충주호의 여유로운 초가을 풍경을 담았다.
김물길 작가가 S펜으로 충주호의 여유로운 초가을 풍경을 담았다.
이름 따라간다는 말이 내게도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세계 5대륙 46개국을 여행하고, 한국 곳곳을 여행하며 계절 따라 변하는 풍경을 그림에 담아왔다. 수많은 길을 따라 흘러 다니는 내게 ‘물길’이라는 이름은 잘 맞는 옷을 닮았다. 그래서일까. 가을 나들이에 남한강 물길의 중심인 충주가 제일 먼저 떠올랐던 것도.

갤럭시노트8으로 그리는 충주의 자연

2년 동안 세계 여행을 다녀온 뒤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중 하나가 한국이 새롭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는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한국이 궁금해졌다. 자연스럽게 한국을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국내 여러 곳을 다니며 사람과 자연의 표정을 그림에 담았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챙겨야 할 준비물은 수많은 검색 정보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지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즐기려는 마음이다. 이 마음과 함께 내가 늘 챙기는 것이 스케치북과 물감이다. 이번 충주행에서 나의 여행 동반자였던 이 녀석들을 두고 대신 손에 쥔 것은 ‘갤럭시노트8’.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여행지의 풍경과 단상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기록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

내게 그림은 여행과 추억을 기록하는 방법이다. 많은 준비와 결심이 있어야 하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누구나 쉽게, 전문적인 도구가 없어도 나만의 여행지를 그리고 물들이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갤럭시노트8의 S펜과 듀얼 카메라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번 여행지 충청도는 내게 아주 익숙하고 마음의 거리가 가까운 곳이다. 아빠의 고향이자 할머니가 계신 곳이라 어려서부터 자주 다녔다. 충청도 여행지 중에서 초가을에 떠나기 좋은 충주에 다녀왔다. 청풍명월(淸風明月). 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품은 고장, 충주는 예로부터 남북의 요충지로 고구려 시절에는 ‘나라의 벌판’이라는 의미인 국원성이라 불렸다고 한다.

바다와 닿지 않은 내륙인 충청도지만 충주는 바다가 아쉽지 않다. 너른 호수와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자연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요충지는 지세가 군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이라는 의미인 동시에 다양한 힘이 다투고, 권력이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현장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충주 역시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앞다퉈 차지하려고 했던 곳으로, 다양한 문화유산과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듀얼 캡처로 한번에 담아낸 충주호 전경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충주호는 국내에서 가장 크고 물이 많은 호수로 유명하다. 담수량이 많아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선착장도 여러 곳이다. 넓은 호수와 나지막한 산등성이, 짙은 구름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아쉬운 충주호의 표정을 모두 담기에도 갤럭시노트8이 제격이다.

갤럭시노트8의 최대 화면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에 시선을 사로잡는 광활한 풍경을 담아 듀얼 캡처 기능으로 클로즈업과 와이드 두 가지 다른 사진을 한번에 촬영할 수 있다. 아직 새벽의 푸른 공기가 가시지 않은 호수에 잔잔히 비치는 산등성이를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아빠 생각이 났다. 충청도가 고향인 아빠에게 충주호의 비경을 담은 사진을 보내고 싶었다. 사진 위에 작은 하트 이모티콘을 그려 바로 카톡으로 전송. 나만의 이모티콘을 만들 수 있는 ‘라이브 메시지’ 기능이다.
김물길 작가가 아빠에게 보내는 라이브 메시지. 사진 위에 S펜으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감성까지 전달하는 움짤을 만들 수 있다.
김물길 작가가 아빠에게 보내는 라이브 메시지. 사진 위에 S펜으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감성까지 전달하는 움짤을 만들 수 있다.
이른 아침부터 종종거린 터라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카페 민들레로 향했다. 충주에는 숨겨진 카페와 맛집이 많다. 충주댐 위쪽으로 꽤 외곽에 있는 카페 민들레는 차가 없으면 찾아가기 다소 어렵지만 충주를 여행한다면 반드시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예쁜 정원으로 알려진 카페 민들레는 작은 숲 속의 아늑한 아지트 같은 곳이다. 구석구석 정성스러운 손길이 묻어 있는 빈티지 소품이 많아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어느새 훌쩍 흘러 깜짝 놀라게 된다.

날이 좋아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푸른 나뭇잎이 드리우는 그늘과 선선한 바람을 맞으면 마치 ‘평화’라는 단어의 한가운데 앉아 있는 느낌이다. 이 느낌을 붙들고 싶은 마음에 갤럭시노트8의 ‘라이브 포커스’로 풍경을 포착한다. 원하는 대상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배경은 흐릿하게 표현해줘 마치 DSLR 카메라 같은 아웃포커스 효과를 내준다. 여행 정리 등 작업을 하다 보면 종종 뿌옇게 포커스를 날려버린 배경이 아쉬울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라이브 포커스로 초점을 자유롭게 조정해 흐릿한 배경을 다시 선명하게 살려낼 수 있다.

라이브 포커스 기능으로 맛있는 순간 포착

카페 민들레는 외관에서 주는 선입견과 달리 돈가스부터 해물파전과 찌개, 커피부터 모과차까지 누가 와도 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다양한 메뉴로 넉넉한 품을 자랑한다. 음식 사진 역시 갤럭시노트8의 라이브 포커스 기능을 이용해 손쉽게 아웃포커스 사진으로 촬영할 수 있다. 카메라 화면에서 직접 포커스 강도를 조절하며 가장 맛있는 순간을 포착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바로 올리기도 한다.
남한강과 달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명승지 탄금대에서 김물길 작가가 ‘갤럭시노트8’으로 촬영한 사진. ‘듀얼 캡처’ 기능을 활용하면 클로즈업과 와이드 두 가지 다른 사진을 동시에 찍을 수 있다.
남한강과 달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명승지 탄금대에서 김물길 작가가 ‘갤럭시노트8’으로 촬영한 사진. ‘듀얼 캡처’ 기능을 활용하면 클로즈업과 와이드 두 가지 다른 사진을 동시에 찍을 수 있다.
[여행의 향기] 남한강 물길 따라 나만의 '노트8' 여행…S펜으로 추억을 그리다
충주에 다녀온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 중 하나가 바로 탄금대다.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명인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한 곳으로 유명하다. 우륵이 금(琴)을 탄 곳이라고 해서 탄금대(彈琴臺)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뿐만 아니라 임진왜란 때는 신립 장군이 배수진을 치며 왜군에 맞서 싸우다 패전하자 투신한 곳으로 역사적 가치가 큰 명소다. 대가야의 궁중 악사였던 우륵은 대가야가 멸망할 무렵 가야금을 안고 신라에 투항했다. 탄금대는 망국의 악성이 가야금을 켜며 한을 달랜 곳이다. 우륵의 사연에 마음을 뺏긴 이 중에는 유려한 문장의 대가 김훈도 있다. 소설 현의 노래에서 우륵의 생애를 다룬 김훈은 “악기가 통과해온 살육과 유혈의 시대를 생각하는 일은 참담했다”고 회고했다.

천천히 숲길을 걷노라니 우륵의 가야금 뜯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 감각을 어떻게 기억 속에 붙잡을 수 있을까. 문득 애타는 마음에, 눈앞에 펼쳐진 울창한 송림의 절경을 사진에 담아 현의 노래의 인상적인 구절을 S펜으로 써본다.

“소리는 제가끔의 길이 있다. 늘 새로움으로 덧없는 것이고, 덧없음으로 늘 새롭다.”

이번 여정에 함께한 갤럭시노트8은 여행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가장 큰 스케치북이자 세상과 소통하게 해주는 멋진 연결고리가 됐다.
충주호 인근 카페에서 김물길 작가가 S펜으로 스케치를 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8 ‘라이브 포커스’ 기능으로 아웃포커스 강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충주호 인근 카페에서 김물길 작가가 S펜으로 스케치를 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8 ‘라이브 포커스’ 기능으로 아웃포커스 강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나는 길 위에서 맡았던 바람의 냄새까지도 모두 담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스쳐 지나가는 순간의 단상을 놓치지 않으려고 메모를 하고 또 했다. 꺼진 화면에서도 바로 쓰고 또 고칠 수 있는 갤럭시노트8의 ‘꺼진 화면 메모’ 기능 덕에 놓치지 않은 이번 여행의 기억들. 잔잔한 평화가 떠다니는 충주에서 담아온 이 조각들은 또 어떤 그림이 돼 내 삶을 물들이게 될까.

정리=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