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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 ‘전성시대’다. 코스피200지수 등 각종 지수 변동폭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TF 상품 수는 지난달 300개를 넘어섰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ETF를 상장한 국가다. 2위 중국(141개)을 두 배 이상 앞서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한국거래소 전체 상장회사 주식 거래 대금의 10%를 넘어섰다. 개별 종목보다 지수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가 크게 늘어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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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순자산 28조원 넘어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ETF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830억원(8일 기준)으로 전체 상장회사 주식 거래대금(7조8744억원)의 12.48%에 달했다. 상장회사 거래대금 대비 ETF 거래대금 비중은 2015년 7.84%에서 지난해 9.98%까지 증가한 데 이어 올해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ETF는 특정 지수의 움직임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의 한 종류다. 개별 종목이 아니라 지수가 오르고내리는 폭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2002년 출범 당시 4개에 불과하던 ETF 상품 수는 15년 만에 300개를 넘어섰다. 지난달 31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피’ 등 5개 ETF가 추가로 상장해 302개를 기록했다. 한국의 ETF 시장은 상장 종목 수 기준으로 아시아 1위, 세계 9위에 올라 있다. ETF 종목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1772개)이다. 독일(1525개) 영국(1424개) 등도 많은 편이다. 한국은 순자산 총액으로는 세계 10위, 하루 평균 거래대금으로는 5위를 차지하고 있다. ETF의 순자산 총액은 28조원이 넘는다. 15년 만에 80배 이상 불어났다.

[Better Life] 개별종목보다 지수 투자 '베팅' ETF에 꽂히다
다양한 투자전략 가능

ETF의 최대 매력은 상장 주식처럼 거래소를 통해 쉽게 거래할 수 있는 데다 특정 종목이나 상품을 골라야 하는 부담이 작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정보기술(IT)업종의 전망이 밝다고 생각하면서도 개별 종목을 분석해 투자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ETF를 이용하면 IT 시장 전반에 투자할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투자로는 불과 몇 달 만에 두세 배씩 수익을 내는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시장 평균만큼의 수익률을 따라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일반 투자자들이 ETF에 큰 관심을 갖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투자 대상도 다양하다. 302개 종목 가운데 국내형은 213개 종목, 해외형은 89개 종목이다. 이들은 국내외 지수, 국내외 채권, 통화, 혼합자산, 원자재, 해외 부동산 등 20여 종의 기초자산을 활용하고 있다.

투자전략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TF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 등 다양한 상품 구색을 갖추고 있다. 레버리지는 지수 등락폭의 두 배만큼 이익을 보거나 손실을 보는 상품이다. 인버스는 지수가 떨어질 때 돈을 벌고 오르면 돈을 잃도록 설계됐다. 주식이나 원자재 등의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개인투자자들은 이렇다 할 투자 수단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인버스 상품을 이용하면 개인들도 하락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

운용보수가 적은 것도 ETF 거래를 늘려주는 요인이다. 일반 펀드는 연간 2% 안팎의 운용보수를 내야 하지만 ETF는 0.5% 정도에 불과하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 가운데는 운용보수가 0.1%에 미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ETF 상품이 꾸준히 다양해지는 데다 기관투자가들까지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ETF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