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논란' 일파만파… 고개 숙인 김상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전 이사회 의장)에 대한 자신의 발언에 공식 사과했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 위원장을 비판한 데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문제삼는 등 정치 쟁점화할 조짐이 보이자 바짝 몸을 낮췄다.

김 위원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관련 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최근 저의 부적절한 발언에 많은 분이 질책의 말씀을 주셨다”며 “공직자로서 더욱 자중하고 본연의 책무에 더욱 정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재웅 창업자께서 정확하고도 용기있는 비판을 해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 데 이어 “안철수 대표께서 매서운 질책의 말씀을 주셨는데 겸허하게 수용하고 앞으로 귀한 조언의 말씀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언급하는 등 비판자들을 일일이 거명하면서 사과했다. 그는 “이번 논란이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나 ICT(정보통신기술) 미래를 위해 심사숙고하면서 생산적인 결론을 내는 기회로 승화되길 기대한다”며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의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전 의장은 공정위가 자신을 네이버의 동일인(기업 총수)으로 지정하려 하자 지난달 김 위원장과 실무자를 찾아가 지정 방침 철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후 지난 7일 언론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미래를 봤고 그 때문에 모든 사람이 잡스를 미워했지만 존경했다”며 “이 전 의장은 잡스처럼 우리 사회에 미래 비전 같은 걸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전 의장이) 지금처럼 가다간 수많은 민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에 이 창업자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말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썼다. 안 대표도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가 기업과 기업가를 머슴으로 보는 오만함과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김 위원장을 비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