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위원장 오만하다" 공개 비판 나선 이재웅 다음 창업자
이재웅 다음 창업자(사진)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달리 미래를 보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하자 반박한 내용이다.

이 창업자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고,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말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썼다. 그는 이어 “동료 기업가로서 화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7일 모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잡스는 미래를 봤고 그 때문에 모든 사람이 잡스를 미워했지만 존경했다”며 “이 전 의장은 잡스처럼 우리 사회에 미래 비전 같은 걸 제시하지 못했으며 이 전 의장과 짧은 대화를 했지만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고 했다.

이 전 의장은 공정위가 자신을 네이버의 동일인(기업 총수)으로 지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달 공정위를 찾아가 김 위원장과 실무자를 만나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공정위는 지난 3일 네이버를 공시대상기업집단(준 대기업집단)에 포함하면서 이 전 의장을 총수로 지정했다.

이 창업자는 이전부터 네이버 지배구조에 대해 “모범적인 지배구조”라고 평가했다. 지난 2월 이 전 의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한성숙 신임 대표를 선임하자 “재벌 회장이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것처럼 인식돼 왔지만 네이버 같은 기업이 새로운 물길을 열어가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정부가 이상적 지배구조를 가진 네이버를 과감하게 총수 지정에서 면제해 줌으로써 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스스로 개선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네이버를 지지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이 창업자 외에도 김 위원장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는 “잡스에 대해 피상적으로 드러난 얘기로 남에게 충고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외교관을 지낸 신상목 씨는 “관은 민간을 훈계하고 가르치는 것이 임무가 아니다”며 “(네이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다른 나라라면 바로 소송감”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한 강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단순히 노무현 정부가 했던 철학을 구현하는 차원을 넘어 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성공시키려고 한다”며 “지금 대통령은 제2의 잡스로 진화 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