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대도시들이 ‘아마존 모시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제2본사 사옥을 짓겠다고 발표하면서다. 50억달러(약 5조6300억원)에 이르는 직접투자와 연봉 10만달러 이상 일자리 5만 개를 보장하겠다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아마존은 7일(현지시간) “북미에 제2본사를 건설하기로 했다”며 “본사 유치에 관심 있는 도시들은 10월19일까지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담은 제안서를 내달라”고 밝혔다.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제2본사를 시애틀 본사와 완전히 동등하게 만들고자 한다”며 “후보 도시 물색에 들떠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내건 입지는 인구 100만 명을 넘고 국제공항에서 45분 이내 접근성, 좋은 대학, 뛰어난 인재, 우호적 사업환경을 갖춘 도시다. 북미에서 이 조건을 충족하는 도시는 50개 정도다.

미국에선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휴스턴 보스턴 애틀랜타 워싱턴DC 등이, 캐나다에선 토론토가 유치 의사를 밝혔다. 아마존 제2본사를 유치하면 일자리가 창출되고 세수도 늘어나는 등 시애틀처럼 도시가 같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DC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유치하라는 시장의 지시가 떨어졌다. 유치하면 중소 규모 도시 하나를 건설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컨설팅업계 분석도 나왔다.

최종 후보지는 내년 초 선정될 예정이다. 아마존은 미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사(아마존 캠퍼스)를 두고 있다. 2010년 수천 명이던 본사 임직원이 최근 4만 명으로 불어나면서 빌딩 33개를 쓰고 있다. 2010년 시애틀로 본사를 옮긴 이후 일자리 4만 개 창출과 380억달러 규모의 직간접 투자효과를 냈다.

한국 기업 관계자는 “정부의 수도권 진입 규제, 법인세율 인상 추진 등으로 투자 의욕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한국과는 달라 부럽기만 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