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다양한 사업에서 구글과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V30에는 구글의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버전이 처음으로 탑재된다. 이에 힘입어 LG전자는 삼성전자 빅스비, 애플 시리 등에 맞서 한국어 음성비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는 구글의 자체 개발 스마트폰인 픽셀 시리즈의 차기 모델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자율주행차…더 긴밀해진 'LG-구글 동맹'
◆V30 ‘구글 AI 비서’ 적용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말 발표하는 V30에 한국어 버전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하기로 구글과 합의했다. 구글은 당초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서비스를 연말께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LG전자의 요청으로 서비스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한국어 버전의 구글 어시스턴트 출시를 위해 지난달부터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사전 테스트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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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하면 스마트폰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사용자 목소리만으로 전화 걸기, 음악 재생, 날씨 확인, 인터넷 검색 등을 할 수 있다.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AI 기술이 담겨 있어 스마트폰이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LG전자가 올초 선보인 프리미엄폰 G6에도 탑재돼 있었지만 그동안에는 영어와 독일어 버전밖에 쓸 수 없었다. 한국어 버전이 추가되면 앞으로 국내 이용자들도 편리하게 구글 어시스턴트를 써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V30의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서비스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애플 아이폰8(가칭) 등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구글 픽셀폰도 LG가 제작

LG전자와 구글의 동맹 관계는 올 들어 대폭 강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 차세대 스마트워치 2종(LG워치 스포츠·스타일)에 구글의 웨어러블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웨어 2.0’을 세계 최초로 적용해 출시했다. 이어 5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행사에서 스마트홈 서비스 ‘구글홈’을 담은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을 발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 구글홈 기능을 적용한 가전제품을 이미 출시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가전제품에 구글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구글의 자체 개발 스마트폰인 픽셀 시리즈의 차기작도 제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픽셀 차기작은 기본 모델인 ‘픽셀2’와 화면이 좀 더 큰 ‘픽셀2XL’ 등으로 나뉜다. 픽셀2는 대만 HTC가, 픽셀2XL은 LG전자가 제조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인 안드로이드오소리티는 “픽셀2XL은 LG전자의 G6 같이 화면 테두리가 매우 얇은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은 픽셀폰 등에 쓰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4월 LG디스플레이에 1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등 전장부품 사업에서도 구글과 LG전자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구글은 AI 등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LG전자는 이를 담아 하드웨어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