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종진 비씨카드 사장(왼쪽)은 지난 22일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중앙은행 산하 지급결제기관인 NPCI의 딜립 아스베 사장과 상호 지급결제망 사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비씨카드 제공
채종진 비씨카드 사장(왼쪽)은 지난 22일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중앙은행 산하 지급결제기관인 NPCI의 딜립 아스베 사장과 상호 지급결제망 사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비씨카드 제공
비씨카드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었다. 비씨카드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 인구대국 인도 시장에도 진출한다. 이에 힘입어 비씨카드 이용자들은 인도에서도 국내 비씨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비씨카드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만큼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새 먹거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인도시장 선점하겠다”

비씨카드, 인도 진출…"비자·마스터 없이 결제 가능"
비씨카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인도의 지급결제기관인 NPCI와 상호 결제망 사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NPCI는 인도 중앙은행이 2008년 설립한 기관으로 인도 내 유일한 결제 인프라 사업자다. 인도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거래와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NPCI의 카드 브랜드인 ‘루페이(RuPay)’는 인도 내 823개 은행에서 3억6000만 장이 발급됐다. NPCI가 관리하는 가맹점은 인도 전역에 250만여 개, ATM은 23만 대에 달한다.

이번 협약으로 비씨카드 소지자들은 내년부터 한국 전용 카드를 인도에서도 쓸 수 있다. 비씨카드 이용자들은 외국에서 카드를 쓸 때마다 비자나 마스터카드에 지급하는 해외결제수수료(이용금액의 1%)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루페이카드 역시 한국에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두 회사는 앞으로 제휴카드를 출시해 신규 사업모델도 개발할 계획이다. 채종진 비씨카드 사장은 “고속성장하는 경제에도 불구하고 카드 보급률은 30%가 안 되는 인도 시장 선점을 위해 진출했다”며 “두 회사가 가진 핀테크 기술과 지급결제 플랫폼 등을 활용해 신규 사업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인도 소비자들이 루페이카드를 한국에서 사용할 때 결제망 제공에 따른 수익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해외수수료 낮추겠다”

비씨카드는 2010년 이후 소비자들의 해외결제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1년엔 디스커버리, JCB, 유니온페이 등 비자나 마스터카드 외 글로벌 카드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해외결제수수료 부담 없이 세계 103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BC 글로벌 카드’를 내놨다. 이 카드는 지난달까지 1070만 장이 발급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해 이용 가능 국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라며 “국내 사업환경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해외시장 진출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생존전략”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지난 3월 채 사장 취임 이후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채 사장은 지난 4월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포인트 운영회사인 유투(UTU)와 포인트 사업 확대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유투는 소비자가 신용카드를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에 등록한 뒤 결제하면 포인트를 자동으로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세계 70여 개국에서 제공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유투의 한국 서비스를 운영하고, 모바일 기반의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을 유투와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3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신용카드 프로세싱 시스템 구축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현지 최대 은행인 만디리은행과 손잡고 진출한 인도네시아에서 비씨카드는 33만 개에 달하는 만디리은행의 결제단말기에 통합결제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