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그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숲속 오솔길에 놓여 있는 장화 한 켤레 위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영화 속에서 마술사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를 남기고 사라진 장면 같다. 이 묘한 사진은 중국의 사진가 펑가오가 올해 동강국제사진제에 출품한 작품이다. 펑가오는 존재하는 것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기보다 자신의 의식이나 상상을 사진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그는 원하는 작품을 얻기 위해 이렇게 특별한 상황을 연출하곤 한다. 이런 사진을 보며 굳이 해석할 필요는 없다. 함께 공상의 세계로 가면 된다. 삶이 힘들 때면, 우리도 다른 멋진 세상으로 ‘순간이동’ 하는 상상을 할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은 짧은 시간이지만 고단한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