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아이디어에 목마른 현대차… '해커톤 대회' 그룹 이벤트로 격상
현대·기아자동차가 미래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벤처기업까지 참여하는 소프트웨어(SW) 경진대회 ‘해커톤’을 연다. 현대·기아차는 미래차 기술 가운데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문에서 독자개발 방침을 유지하면서도 정보통신기술(ICT)에선 외부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사진)이 이런 ICT 융합 전략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21일부터 해커톤 대회인 ‘해커로드’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1회 대회는 현대차 단독 주최였으나 올해는 기아차까지 참여해 그룹 차원의 이벤트로 격상시켰다. 해커로드라는 대회 브랜드도 새로 만들었다.

해커톤은 해킹·해커와 마라톤의 합성어다. SW 인재들이 팀을 이뤄 주어진 시간에 마라톤처럼 쉼 없이 아이디어를 도출하면서 SW 개발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이벤트다. 2000년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구글, 애플 등 많은 IT기업이 해커톤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올해 현대·기아차 해커로드의 특징은 대학(원)생과 일반인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참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입상한 대학(원)생, 일반인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상금과 채용 전형 혜택을 받는다.

우수한 성적을 낸 스타트업은 상금과 함께 현대·기아차의 유력 투자 검토 업체로 선정된다. 현대·기아차는 해당 스타트업과 지속적인 협업과 공동기술 개발 등을 통해 커넥티드카(ICT 접목 차량) 및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 개발에 적극 참여시킬 계획이다.

참가 희망자는 3인 이하로 팀을 구성해 커넥티드카·인포테인먼트 관련 아이디어를 담은 사업계획서를 전용 홈페이지에 다음달 15일까지 내면 된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40개 팀은 11월 초까지 현대·기아차 연구원들의 자문을 거쳐 11월8~9일 1박2일 일정으로 본선 대회에 참가한다.

현대·기아차 해커톤 대회는 정 부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 동행 경제인단 일원으로 미국에 갔을 때도 공식 행사에 앞서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기업인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커넥티드카 부문에서 글로벌 주요 업체와의 협력도 주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차량 내 초고속 네트워크를 개발하기 위해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와 협력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