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연고점 대비 반 토막…"루머에 현혹되지 말아야"

대통령 선거 기간에 고공 행진한 '문재인 테마주'가 대통령 취임 100여 일이 지난 최근 시점에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설설' 기고 있다.

테마주들은 대선 기간에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조금만 커져도 급등했지만 정작 취임이 확정되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데도 별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선 기간 대표적인 문재인 테마주로 엮였던 우리들휴브레인의 주가는 이달 18일 현재 2천150원에 불과하다.

3월 28일에 기록한 연중 최고가(1만3천900원)의 6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고점 대비 하락률이 84.53%인 셈이다.

우리들휴브레인의 계열사인 우리들제약 역시 연고점(2만8천600원·3월30일) 대비 74.48% 폭락했다.

이밖에 DSR제강(5천580원)은 연고점보다 73.43%나 떨어졌고 DSR(5천850원) 70.97%, 바른손(3천265원) 77.40%, 고려산업(3천550원) 60.02%, 대성파인텍(2천55원)은 54.98% 하락, 모두 연고점의 반토막 이하로 주저앉았다.

사실 이들 종목이 '테마주'로 엮여 고공행진한 게 문제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들휴브레인의 경우 우리들그룹 대주주의 전남편이 과거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주치의를 지낸 인연이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에 엮였다.

대통령과 단순히 고등학교 동문이라거나 본사나 공장이 대통령의 고향 집 근처에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인 경우도 많다.

심지어 현재는 근무하지도 않는 전 대표이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친분이 있었다는 '소문'만으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결국 이런 테마주의 급락은 예고된 재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선 후보의 공약과 정책 효과, 기업 재무 상태 등에 기초한 합리적 투자가 아니라 '묻지마식' 추종 매매로 주가가 급등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이번 대선 직전 내놓은 분석 자료를 보면 대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로 지목돼 주가가 치솟은 종목들은 대선 후보의 당락과 관련 없이 선거 5일 후면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실제로 ▲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고점 대비 -65.50%), 써니전자(-71.55%) ▲ '홍준표 테마주'인 세우글로벌(-61.85%), 두울산업(-53.13%) ▲ '유승민 테마주'인 대신정보통신(-67.16%) 등은 모두 주가가 반 토막 난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에도 대선 테마주는 주가가 하락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근거 없는 루머와 풍문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