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로마제국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기원전 44년 카이사르가 브루투스 등에게 암살당하며 로마는 내란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와 결탁한 안토니우스를 꺾고 정권을 잡은 사람은 카이사르의 후계자인 옥타비아누스. 그는 카이사르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기원전 27년 전시에 지녔던 모든 권한을 원로원에 반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원로원은 그것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동시에 아우구스투스(존엄자)라는 칭호를 선사했다.

옥타비아누스가 아우구스투스라는 이름으로 로마 제국 초대 황제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그가 원로원을 유지했기 때문에 로마는 형식적으로 공화정이었으나 실체는 절대 군주정이었다. 그가 통치한 40여 년간 로마는 평화를 누렸다. 이후 200여 년간 이어진 ‘팍스로마나(로마에 의한 평화)’의 기틀이 됐다.

아우구스투스는 로마를 벽돌 도시에서 대리석 도시로 탈바꿈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내가 발견한 로마는 진흙으로 돼 있지만, 내가 남기는 로마는 대리석으로 돼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때 만들어진 대표적인 건물이 판테온이다.

그는 서기 14년 8월19일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영어에서 8월을 뜻하는 ‘어거스트(August)’가 그의 이름 아우구스투스에서 비롯됐다. 그가 기원전 30년 8월 알렉산드리아를 함락하자, 로마 원로원이 이를 기리기 위해 그달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