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32시간 만에 가입자 47만 명을 끌어모은 비결은 뭘까. 기자가 직접 가입해 보고 사용자들의 경험담 등을 종합해 보면 △간편한 가입절차 △카카오톡과 연계한 빠른 송금 △낮은 수수료 등 세 가지의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고 있는 덕분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뱅크의 첫 번째 무기는 기존 공인인증서, 보안매체 등을 대폭 생략한 간편한 가입절차다. 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한 뒤 ‘카카오톡으로 가입하기’ 버튼만 누르면 회원 가입이 된다. 계좌를 개설할 때도 개인정보만 입력하면 된다. 스마트폰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50대라 하더라도 타행 계좌이체를 통한 본인인증을 15분이면 끝낼 수 있다.

반면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은 여전히 상당한 인내력을 요한다. 우선 공인인증서를 스마트폰에 깔아야 한다. 공인인증서를 스마트폰에 내려받는다 해도 해당 은행에서 발급한 인증서가 아니면 다시 확인절차가 시작된다. 인증서 등록을 위해 자동응답서비스(ARS) 인증과 보안카드 번호까지 요구한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만 30분~1시간이다. 대부분 가입을 포기한다. 16개 은행의 지난 한 해 모바일뱅킹 가입자가 카카오뱅크의 첫날 가입자(30만 명)의 절반에 불과한 이유다.

카카오뱅크가 가진 두 번째 무기는 카카오톡과 연계된 간편송금이다. 송금액→카카오톡 친구 선택→비밀번호만 누르면 5초 만에 송금이 완료된다. 이 같은 간편송금 서비스는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나 기존 시중은행이 선보인 바 있지만 복잡한 가입절차 때문에 저변이 확대되지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하다 보니 카카오뱅크 가입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소비자들이 카카오톡에 익숙하다 보니 카카오뱅크가 가장 자주 쓰는 은행 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무기는 낮은 수수료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모든 국내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연말까지 은행, 지하철, 편의점 등 전국 11만4000여 대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 해외송금 수수료는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인 5000원으로 낮췄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