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및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의 공산정권이 잇달아 몰락한 것과 달리 중국 공산당은 어떻게 지금까지 그 지위와 권력을 유지하고 있을까. 쇠퇴하기는커녕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사회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

[책마을] 중국 '1당 독재'가 몰락하지 않는 까닭
《중국의 정치권력은 어떻게 유지되는가》는 ‘당-국가체제’와 ‘국가 엘리트’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중국의 정치권력 시스템을 분석한 책이다. 중국 공산당 고위간부를 교육하는 중앙당교 교수를 지낸 조호길 싱크탱크 여시재 석좌연구위원과 리신팅 중국 산둥사범대 교수가 함께 썼다.

저자들은 정당이론의 권위자인 조반니 사르토리가 제시한 당-국가체제 개념을 빌려 어떻게 중국에서 당과 국가를 동일시하는 ‘이중 괘도의 정치체제’가 가능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당-국가체제는 국가의 모든 것을 당의 영도 아래 두는 체제다. 단기간에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고 경제·사회 발전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저자들은 이 시스템이 자리잡은 요인으로 당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국가통제 메커니즘을 꼽는다. 당소조(黨小組)부터 당지부, 당위원회 및 하위 조직까지 촘촘하게 퍼져 국가 구석구석까지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는 공산당의 조직 구조를 예로 든다.

당-국가체제를 지탱하는 또 다른 축은 국가 엘리트다. 중국 공산당은 입당 자격과 과정이 매우 까다로운 엘리트당이다. 위임제·선임제·고시임용제·초빙임용제 등을 통해 엘리트 선발 경로의 투명성과 다양성을 확보했다. 저자들은 “중국 공산당은 철두철미한 입당 자격 심사와 능력 검증으로 유능한 엘리트들이 국가를 운영하게 했다”며 “체계적인 권력 이양 제도는 이들이 부패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기 갱신을 통해 국가의 발전 동력을 만들어내게 하는 효율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