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무일 검찰총장에 임명장 수여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걸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문 총장의 부인 최정윤 씨.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문무일 검찰총장에 임명장 수여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걸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문 총장의 부인 최정윤 씨.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추경(추가경정예산)의 경우 정부가 속도감 있게 집행하는 게 과제”라며 “추경과 목적예비비의 조속한 집행을 통해 실제 일자리 창출과 청년 실업 완화에 효과가 있고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증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25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부 조직이 개편되고 추경이 확정돼 새 정부의 틀이 갖춰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문재인 정부 출범 76일 만에 새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이 모두 참석한 첫 국무회의다. 문 대통령은 “이제 새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셈이 됐다”며 “성과와 실적으로 평가받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 운용 방향과 관련,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대전환한다는 선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 중심 경제라는 목표와 일자리 중심, 소득 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정책 방향에 대해 오늘 깊이 있고 자유로운 토론을 하려 한다”며 “전 부처가 공유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힘을 모아 나갈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경제부총리가 안 보인다’거나 ‘책임총리가 없다’는 등의 보도가 있던데 그렇지 않다”며 “한비자의 세난편(說難篇)에 보면 ‘정곡을 찌르면 목숨을 지키기 어렵고, 정곡에서 벗어나면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앞으로 목숨이나 자리 중 하나를 건다는 마음으로 하자.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잘 보이도록 하는 것이 결국은 대통령께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번 국가재정전략회의 이후 그런 보도가 일부 있었는데 제가 그날 재정운용 방향 등에 대해 발언도 많이 하고 오히려 발언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 자제했다. 그렇게 알려진 것은 유감”이라며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보고가 있으니 어차피 말을 많이 하게 돼 있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에 줄대기로 혜택을 누려온 일부 정치 검찰의 모습이 있다면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제3의 논의기구 구성과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 등도 도입 취지를 살려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 신설 문제에 대해 “이것은 검찰만 견제하려는 게 아니라 대통령을 포함한 권력을 가진 고위공직자가 대상이고 그중 검찰도 포함되는 것뿐”이라며 “2002년께 이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을 때 반부패기구로 출발한 처음의 그 도입 취지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대만의 동양학자인 난화이진(南懷瑾)의 한시인 ‘하늘이 하늘 노릇하기가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 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란다. 집을 나선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고 농부는 비 오기를 기다리는데 뽕잎 따는 아낙은 흐린 날씨를 바란다’를 직접 인용하며 “예전에 선배가 가르쳐준 시인데 이번 청문회를 거치며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 시는 2014년 3월 김진태 검찰총장이 간부회의에서 당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의혹 사건을 두고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상황을 비유하면서 읊은 적이 있다. 문 총장이 검찰 개혁 방안과 관련해 청와대와 검찰 조직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총장의 말은 국민의 1부터 10까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지 대통령과 생각이 다르다는 게 아니다”며 “각자 다양한 바람이 있는 것이고 그래서 합리적으로 의견을 조정하고 모아내는 어려운 역할을 자신이 맡았다는 뜻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