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서 계약을 기다리고 있는 투자자들.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서 계약을 기다리고 있는 투자자들.
“23일 오후 5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밤을 꼬박 새운 뒤 24일 아침 7시에 겨우 청약을 마쳤습니다.”

송도 오피스텔, 하루 2만여건 접수…"21시간 걸려 청약"
24일 오전 11시 인천 송도신도시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앞에는 1㎞에 달하는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굵은 장맛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대기줄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우산을 들고 기다리던 한 예비 청약자는 “출근하기 전에 청약하려고 새벽 4시에 왔는데 모델하우스 입장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청약을 마친 한 투자자는 “21시간을 기다려 청약한 사람도 있었다”며 “그나마 13시간 만에 청약에 성공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분양시장에서 ‘6·19 부동산 대책’의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이 강화되자 오피스텔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 23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현장청약을 받기 시작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 오피스텔에는 하루 동안 8000여 명이 접수했다. 1인당 군별로 1건씩 최대 6건의 청약이 가능해 총 2만여 건이 접수됐다. 최광문 현대건설 분양소장은 “이 일대에 20~30대 젊은 층이 거주하기 좋은 중소형 주택이 적어 대기수요가 몰렸다”며 “오피스텔이 소형 아파트 대체재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은 계약과 동시에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 수백만~수천만원의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타족’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전국에서 예상 프리미엄을 묻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며 “당첨자가 발표되면 수백만원의 웃돈도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자산신탁이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하는 오피스텔 ‘동탄 센트럴에이스타워’에는 21~23일 5000여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앞서 5일 포스코건설이 송도신도시에서 선보인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오피스텔도 1242실 모집에 4만5516건이 접수돼 평균 36.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과열이 지속되자 정부는 오피스텔을 인터넷으로 청약받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대부분 모델하우스에서 현장청약을 받아 수요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오피스텔 청약을 인터넷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다만 인터넷 청약을 법제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아 분양신고 과정에서 인터넷 청약을 권고하는 방식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