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만리동 서울역센트럴자이. 전형진  기자
다음달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만리동 서울역센트럴자이. 전형진 기자
다음달 입주를 앞둔 서울 만리동 서울역센트럴자이는 부동산 투자자 사이에서 ‘놓친 로또’로 불리는 단지다. 도심 아파트인데도 할인 분양이 이뤄졌을 정도로 분양 당시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역센트럴자이 전용면적 84㎡ 분양권엔 2억~2억3000만원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이달 8억9000만원에 거래돼 9억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6개월 새 1억원가량 올랐을 정도로 상승폭이 가파르다. 유진아 만리동 자이사랑공인 대표는 “10억원을 넘길 것이란 기대에 매도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인근 경희궁자이와 비교하면 아직도 저평가됐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교남동 경희궁자이는 강북권에서 처음으로 3.3㎡당 매매가격이 3000만원을 넘어선 아파트다. ‘강북 대장주’라는 명성을 얻었지만 한때는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던 단지다. 6개월이 지나도록 잔여 물량을 소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매물이 귀해 사기 힘든 아파트가 됐다. 통일로변 비(非)로열동 가구에도 수억원대 프리미엄이 생겼을 정도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달 초 201동 전용 84㎡는 분양가보다 4억원가량 오른 11억5000만원에 팔렸다.

준공 후 대량 미분양 굴욕을 겪은 가재울뉴타운 일부 단지도 시세가 꾸준히 오르는 중이다. 일대 정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데다 디지털미디어시티(DMC)의 배후주거지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미분양 아파트는 입주가 시작되는 시점에 주변 주거환경 개선 등 실생활에 밀접한 부분들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재평가 받곤 한다”고 말했다.

한강변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인 성수동 트리마제는 대형 평면 위주로 악성 미분양에 시달렸지만 지난 5월 입주를 시작한 이후 급속히 계약이 늘어나면서 이달 분양이 완료됐다. 배치도상으론 한강 조망과 거리가 멀었던 세대에서 한강이 보이는 등 예상치 못한 부분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후문이다.

분양대행사인 신영엠앤디 관계자는 “주변에서 분양을 앞둔 고급 단지의 마케팅이 시작되면서 성수동의 신흥 부촌 이미지가 짙어진 점도 분양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