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방치 서울대 수원캠퍼스…'도시농업 연구 전진기지' 모색
서울대가 10년 넘게 방치돼 있는 수원캠퍼스에 ‘도시농업 전진기지’를 세운다. 2003년 농생명과학대와 수의대의 관악캠퍼스 이전 이후 뚜렷한 용도를 찾지 못한 수원캠퍼스가 연구자와 시민이 공유하는 연구·교육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서울대는 수원캠퍼스 내 일부 건물을 도시농업 연구소 및 시민 문화예술 체험 공간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실시설계 용역을 지난달 말 발주했다. 경기도에서 120억원가량을 지원받아 추진하는 ‘융복합 문화예술플랫폼 구축사업’의 세부 계획이다.

도시농업은 도시화 진행으로 발생하는 여러 사회 문제의 해법으로 주목받는 산업이다. 식량의 수요지인 도시에서 식량을 생산하는 발상의 전환이다. 농산물 유통비를 줄이면서 환경을 개선할 수 있어 21세기 유망 분야로 꼽히고 있다.

도시농업 전진기지를 만들기 위해 수원캠퍼스는 과거 농생대 종합동과 강당 등 2개 동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종합동 2층에 도시농업 연구시설인 ‘도시숲 연구센터’를 설립할 방침이다.

같은 층엔 기후변화에 따른 식생 변화를 분석하는 기후변화대응센터도 들어선다. 이들 연구소에선 서울대 농생대 교수진을 중심으로 인공토양, 수경재배 등 도시농업 관련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같은 건물 3층엔 농생명과학 기업들과의 공동연구를 지원하는 산학협력지원센터도 1121㎡ 규모로 들어선다. 현재 수원캠퍼스에 남아 있는 농생대 창업지원센터에 20여 개 농업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어 이들과의 협력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농생대 측 설명이다. 또 1층과 3층엔 서울대 미술대학이 운영하는 창작·창업진흥연구소, 제품환경디자인연구소 등이 들어선다.

당초 경기도가 설계한 융복합 문화예술플랫폼 구축 사업의 초점은 ‘문화’에 치우쳐 있었다. 도시농업 콘텐츠를 담게 된 것은 공동사업자인 서울대 아이디어가 반영된 결과다. 이인복 서울대 농생대 기획부학장은 “미활용부지를 단계적으로 도시농업 연구 등에 추가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