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고위 외교관이 현지 대사관 계약직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주에티오피아 대사관의 외무고시 출신 간부급 외교관 A씨가 지난 8일 대사관의 여성 행정직원 B씨를 성폭행했다는 제보가 10일 접수됨에 따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B씨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사건 당일 저녁 와인 3병을 곁들여 B씨와 함께 식사를 했다. 그후 만취해 의식을 잃은 B씨를 자신의 집에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튿날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모친을 통해 외교부 영사콜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A씨는 대사관의 1차 조사 땐 “술에 많이 취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추후 혐의를 부인하는 등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A씨에게 출석요구서를 발부했고, A씨는 12일 귀국해 13일부터 외교부 감사관실의 조사를 받는다. B씨는 11일 귀국했으며, 제3의 장소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외교부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형사처벌 또는 중징계 등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의 성추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장 잘 알려진 건 2011년 3월 중국 상하이 주재 외교관들과 중국 여성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정부 핵심 자료를 유출한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이다. 지난해 9월엔 칠레 주재 한국대사관의 참사관급 외교관이 10대 현지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가 현지 방송에 보도돼 망신을 당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