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대 금리에도 쌓이는 예금
유례없는 연 1%대 초저금리에도 은행권 예금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은행권 예금(요구불+저축성)은 1242조원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대로 낮춘 2015년 3월 이후 2년 새 150조원가량 늘었다. 시중 유동자금이 넘쳐나면서 부동산과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도 많았지만, 고령화 및 투자환경 불확실성 탓에 안전자산인 정기 예·적금에 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저축성 예금(1061조6161억원)과 요구불 예금(179조9363억원)을 합한 총 예금은 1241조552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에서 연 1.75%로 낮춘 2015년 3월 이후 149조123억원의 예금이 늘었다. 2015년 3월 이전 같은 기간(2년2개월)에 109조원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40조원 더 증가했다. 은행들의 2년 미만 정기 예·적금(5월 말 잔액)은 950조249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초저금리에도 예금이 늘어난 건 고령화에 따른 불안한 미래, 불확실한 투자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구 고령화와 불확실한 일자리 등 소비자들이 미래 전망을 어둡게 보면서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있다”며 “대내외 금융 환경이 급변하면서 손실 위험이 큰 투자처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기 예·적금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안상미/김은정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