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하루 114개 생기고 66개 문 닫는다
국내 가맹점 수가 1년 새 1만 개 이상 늘어나며 22만 개에 육박했다. 가맹본부의 평균 사업 기간이 채 5년이 안 되고 매일 66개 점포가 문을 닫을 만큼 경쟁이 치열하지만 퇴직자가 몰리면서 가맹점 창업 열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치킨 커피 업종으로 신규 가맹 점포가 쏠리는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창업 비용, 점포 수, 평균 매출 등을 면밀히 따져 가맹점 사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식업 브랜드 4000개 넘어

공정거래조정원이 12일 발표한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 현황’을 보면 프랜차이즈 시장의 과열 경쟁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가맹본부 수는 4268개로 전년(3910개)보다 9.2% 늘었다.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모집하기 전에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하는 문서로 사업 현황, 계약 조건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가맹본부 브랜드(영업표지)도 5273개로 전년(4844개)보다 8.9%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외식업이 4017개로 전체 브랜드 수의 76.2%를 차지했다. 서비스업(944개) 도소매업(312개)이 뒤를 이었다. 세부 업종별로는 한식(1261개) 치킨(392개) 분식(354개) 주점(339개) 커피(325개) 등 외식업종 브랜드가 많았다. 가맹점 수도 가장 최신 통계인 2015년 기준으로 21만8997개에 달했다. 전년(20만8104개)보다 1만893개(5.2%) 늘었다. 신규 개점한 가맹점 수는 4만1851개로 하루평균 114개의 가맹점이 생겨난 셈이다.

평균 매출 3억315만원

가맹 브랜드와 점포 수가 우후죽순처럼 늘면서 가맹점 영업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2015년 가맹점 평균 매출은 3억825만원으로 2014년 3억4180만원 대비 9.8%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외식업 점포의 평균 매출이 3억315만원이었는데 계절의 영향을 받는 아이스크림·빙수(1억3770만원)와 커피(1억7702만원), 피자(2억293만원) 가맹점의 평균 매출이 낮았다.

문 닫는 가맹점도 증가 추세다. 2015년 한 해 동안 가맹계약을 해지하거나 종료한 가맹점 수는 2만4181개다. 2014년 해지 및 종료 가맹점 수(2만3646개)보다 535개 늘었다. 하루평균 66개의 가맹점이 문을 닫았다고 볼 수 있다.

업종별로는 외식업의 폐점 가맹점 수가 4378개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3157개), 도소매업(1142개)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 폐점률 역시 경쟁이 치열한 외식업이 11.1%로 평균(9.9%)보다 높았다.

가맹점주뿐만 아니라 가맹본부도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가맹본부의 평균 가맹사업 기간은 4년8개월로 5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기간이 5년 미만인 브랜드가 전체의 67.5%로 가장 많았다. ‘5년 이상 10년 미만’은 19.9%, 10년 이상은 12.6%였다.

롯데가 11개 브랜드 보유

국내 최장수 브랜드는 림스치킨이었다. 림스치킨은 1977년 7월 가맹사업을 시작해 39년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리아(36년), 페리카나(35년), 신라명과(33년)가 뒤를 이었다.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는 CU로 9312개였고 이어 GS25(9192개), 세븐일레븐(7568개) 순이었다. 치킨 가맹점 중 BBQ치킨이 1381개로 가장 많았다. 커피 가맹점 중에는 이디야커피(1577개)가 1위를 차지했다. 스타벅스는 직영점 체제로 운영되는 이유로 통계에서 빠졌다.

자산 규모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중에선 롯데가 롯데리아 나뚜루 세븐일레븐 등 11개 브랜드를 갖고 있었다. 농협이 한삼인 목우촌웰빙마을 등 7개 가맹 브랜드를 보유해 두 번째로 많았다. 신세계와 하림은 각각 5개의 브랜드를 보유해 나란히 3위에 올랐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