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소형 SUV 시장에 동시 판매를 시작하는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 (사진=현대·기아차 홈페이지 캡처)
7월부터 소형 SUV 시장에 동시 판매를 시작하는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 (사진=현대·기아차 홈페이지 캡처)
현대·기아자동차가 코나와 스토닉을 내세워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판세 뒤집기에 나섰다. 시장 점유율은 적어도 60% 이상 올린다는 목표다. 하이브리드차 니로를 포함하면 점유율 70%까지 가보자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티볼리를 월 4000대 이상, 스토닉은 월 2000대 이상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 차종을 합쳐 매월 6000대 규모다. 여기에 니로를 포함하면 사실상 소형 SUV 3개 모델로 매월 7000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치를 설정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등 자동차 업계는 올 연말까지 소형 SUV 시장이 연간 12만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매월 1만대 이상 고객이 소형 SUV로 몰릴 것이란 관측이다.

올들어 5월까지 티볼리, 니로(하이브리드), QM3, 트랙스 4개 모델의 판매대수는 4만4394대로 월 8800여대 꼴로 팔리고 있다. 7월부터 코나와 스토닉이 가세하면 월 1만~1만2000대 선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현대·기아차는 코나와 스토닉을 앞세워 최소 60% 이상, 최대 70%까지도 점유율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소형 SUV는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가져갔다. 추격 의지를 보이는 현대·기아차가 코나와 스토닉을 통해 티볼리 점유율을 찾아오겠다는 방침이어서 흥미로운 대결이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소형 SUV 구매층 외에 준중형 세단과 준중형 SUV 수요가 일부 넘어올 것을 고려하면 월 1만대 선은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소형 SUV 6개 차종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가 3개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점유율 확보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 코나와 스토닉 간 판매 간섭 현상이 생기면 경쟁 모델 수요를 뺏기보단 '집안 싸움'이 될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 27일 코나 판매를 시작한데 이어 기아차도 같은 날 스토닉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스토닉 공식 출시일은 12영업일이 지난 다음달 13일로 잡았다. 7월부터 코나와 스토닉을 주문한 고객에게 출고를 시작하는 일정이다.

당장 내달부터 소형 SUV 구매자들은 코나, 스토닉, 티볼리, QM3, 트랙스, 니로 등 총 6개 모델로 선택 폭이 넓어졌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 차종이 가장 많아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후발주자로 나선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를 부추긴다.

2013년 2월 한국GM이 쉐보레 트랙스를 선보이면서 포문을 연 소형 SUV는 그해 12월 르노삼성자동차가 QM3(르노 캡처)를 유럽에서 가져와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2015년께 티볼리의 대중적 성공으로 지난해 연간 10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