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출신 설리와 파격 베드신…숨도 못 쉬었죠"
한류 스타 김수현(29·사진)이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년) 이후 4년 만에 새 영화 ‘리얼’(감독 이사랑)로 찾아온다. 28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중국 알리바바픽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은 115억원짜리 한·중 합작 블록버스터다. 초대형 카지노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암투를 그린 이 작품에서 김수현은 카지노 조직의 보스 장태영과 의문의 동명 투자자 등 1인 2역을 연기했다. 김수현은 극 중에서 걸그룹 f(x) 출신 설리(최진리)와 파격적인 베드신을 펼쳐 화제를 뿌렸다.

그러나 첫 언론 시사 후 호평보다는 혹평이 많았다. 27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언론 반응이 좋지 않은 것은 ‘리얼’이 자리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에게) 뚜껑은 아직 열리지 않았습니다. 극 중 투자자 장태영처럼 관객들도 ‘리얼’을 관찰하는 자세로 함정을 발견해 나간다면 재미를 느낄 겁니다.”

695만 명을 모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웹툰 원작을 옮긴 영화여서 관객이 일찌감치 알고서 친근감을 갖고 봤다. 이에 반해 창작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만든 이 영화는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저도 대본을 제 것으로 소화하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처음에는 베드신 등 센 장면을 확인해 나갔어요. 이후 분석하는 단계에서는 스토리의 함정을 생각하니까 저도 모르게 빠져들더군요.”

그는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전라 노출로 베드신을 펼쳤다. 이 때문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것이라는 걸 알고 시작했다고 한다.

26일 시사회에 참석한 김수현(왼쪽)과 설리.
26일 시사회에 참석한 김수현(왼쪽)과 설리.
“설리와의 베드신에서는 아무래도 외적인(전라 노출)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에 신경 쓸 부분이 많았어요. 촬영할 때 NG를 많이 냈죠. 저와 설리 모두 숨을 참고 배에 힘을 너무 많이 줘서 대사가 모기소리처럼 나오든지, 아예 안 나오기도 했어요.”

그는 이 같은 파격 연기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장태영이라는 1인 2역에 대한 욕심이 컸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장태영의 최대치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슈트를 입고 등장하는 카지노 오너 장태영과 그를 닮기 위해 성형수술한 투자자인 두 번째 장태영을 넘나들며 연기했다.

“두 번째 장태영은 첫 번째가 될 수 없는 ‘가짜’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두 인물 간 태도를 다르게 표현했어요. 가령 첫 번째는 박력 있게 주먹질을 하지만, 두 번째는 그렇게 못했죠. 눈빛도 다릅니다. 첫 번째는 눈 안에 가둬둔다는 느낌이지만, 두 번째는 관찰하고 살피는 듯한 눈빛이죠.”

시사회장에는 김수현을 보기 위해 중국 일본 캐나다 등에서 팬들이 몰려왔다. 그는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7개국, 9개 도시에서 5만여 명을 대상으로 팬미팅을 열었다.

“중화권을 많이 방문했지만, 경호 등 문제로 호텔 안에만 있었어요. 공항에서는 팬들에게 뜨거운 환대를 받았습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이나 상하이뿐 아니라 그보다 작은 도시에서 팬들의 반응이 더 뜨거웠습니다.”

그는 늦어도 내년 봄까지는 군입대를 해야 한다. 그 사이 출연작은 미정이지만 항상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방송이나 영화에서 ‘김수현이 나온대’ 하면 물어볼 필요 없이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