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네이버 '4차 산업혁명 동맹'
인터넷업종 선두 업체인 네이버와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가 각 사가 보유한 5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맞교환하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해 상호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신기술을 금융 분야에 접목하는 다양한 실험을 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디지털 금융과 관련한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전략적 제휴를 맺기로 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금융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함께 연구하고 국내외 첨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공동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지분도 맞교환한다. 두 회사 합의에 따라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 자사주 4739만3364주,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자사주 56만3063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사들일 예정이다. 처분 예정일은 27일이다. 자사주 교환이 끝나면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 지분 7.1%,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를 보유하게 된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래에셋대우는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세계 9개국에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금융기업”이라며 “AI와 금융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함께 영위할 최고 파트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미래 기술 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증권업계는 다음달 1일 창립 20주년을 맞는 미래에셋금융그룹 박현주 회장이 또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과 정보기술(IT) 결합이란 점에서 박 회장이 또다시 기존 사고의 틀을 깨는 차별화 전략을 쓴 셈”이라며 “증권사가 대규모 지분투자를 통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송형석/정영효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