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가 압권인 축령산 산소길을 가족 여행객이 걸어가고 있다.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가 압권인 축령산 산소길을 가족 여행객이 걸어가고 있다.
찌는 듯한 여름에는 숲길만큼 좋은 곳이 없다. 따가운 햇살은 나무에 걸려 부서지고 숲속은 상쾌한 바람이 불어온다. 연인과 걸어도 좋고 가족과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걸어도 좋다. 나무그늘이 우거지고 풀향기가 물씬 풍기는 녹음방초의 계절에 행복한 숲길로 떠나보자.

그림 같은 정취 인왕산 자락길
사직단 입구~단군성전~택견 수련터~족구장~수성동 계곡~윤동주 시인의 언덕~윤동주 문학관


인왕산 자락길
인왕산 자락길
분주한 서울 도심에서 숲길로 순간이동을 하고 싶다면 인왕산 자락길만한 곳이 없다. 조금씩 오르락내리락하는 숲속 길은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수성동 계곡, 윤동주 문학관, 단군성전, 황학정, 택견 수련터 등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특히 수성동 계곡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의 배경이 된 곳으로 그림 같은 정취와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3.2㎞에 1시간30분 걸리면 쉬운 길이다. 종로구 관광체육과 관광사업팀

나무향이 싱그러운 수리산 둘레길
태을초~노랑바위~명상의 숲~상연사~용진사~임도오거리~감투봉 방향밤 바위산~시민체육광장


경기 군포시 수리산 자락을 따라 녹음을 만끽하는 길로 군포 산본신도시를 감싼 수리산을 따라 걷는 숲속 길이다. 군포는 어디를 가든 수리산 자락을 만날 수 있어 도심에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흙길과 나무계단이 완만하게 번갈아 나오는 코스로 초보자도 충분히 숲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수리산 삼림욕장과 가까워 깨끗한 공기와 나무 향을 마음껏 즐기며 걸을 수 있다. 코스가 다소 길다고 느껴지면 임도오거리로 오르지 않고 중앙도서관으로 내려오는 하프코스를 즐겨도 좋다. 16㎞에 5시간30분 걸린다. 군포시 문화공보과

바다 경치 즐기는 해파랑길 02코스
미포~달맞이공원 어울마당~송정해변~해동용궁사~대변항


해파랑길 02코스
해파랑길 02코스
부산 해운대구 해파랑길 02코스 중에서 미포에서 송정해변까지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독특한 숲길이다. 부산에서는 달빛을 받으며 걷는다는 의미인 문텐로드와 미포, 청사포, 구덕포를 아우르는 삼포길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보통 숲길이라고 하면 산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드문드문 바다경치를 즐기며 걷는 숲길은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해풍을 맞으며 자란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일품이다. 16.3㎞에 5시간 걸린다. (사)걷고싶은부산

보부상이 걷던 금강소나무숲길 1코스
두천리~바릿재~장평~찬물내기~샛재~대광천~저진터재~소광2리


경북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1코스는 산림청의 국비로 조성된 제1호 숲길로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길이다. 예약제 탐방로로 숲 해설사와 동반해 산림자원 및 지역역사를 알아가며 탐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금강소나무와 희귀 수종 등 다양한 동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미래세대를 위한 후계림을 조성하고 있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기도 하다. 금강소나무 1코스는 조선시대 보부상이 왕래하던 길로 십이령 옛길 혹은 울진 보부상 길로도 알려져 있으며, 걷기 난도는 높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느낄 수 있다. 편도만 13.5㎞며 6시간 걸리는 어려운 코스다. 금강소나무숲길 안내센터

계곡과 폭포가 일품인 내연산숲길 청하골 코스
보경사~연산폭포~시명리~삼거리~경상북도수목원


경북 포항시 내연산숲길 청하골 코스는 겸재 정선의 내연삼룡추도의 배경이 된 연산폭포를 비롯한 청하골 12폭포를 감상하는 숲길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노면이 양호해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내연산은 예로부터 계곡과 폭포의 절경이 금강산에 견줄 만큼 시인, 묵객들이 자주 찾은 경북 동해안의 명산이다.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 구성돼 있으며, 데크와 안전펜스 등을 갖춰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12.8㎞에 5시간 정도 걸린다. 경상북도 포항시

치유와 소통의 솔향기길 1코스
만대항~중막골해변~꾸지나무골해변


솔향기길
솔향기길
충남 태안 솔향기길 1코스는 만대항에서 여섬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10.2㎞의 탐방로다. 태안절경을 배경으로 해변과 숲길, 임도를 따라 걸어가면서 주변 지형에 얽힌 여러 가지 전설과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 길은 2007년 12월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 당시 자원봉사자와 주민들이 방제작업을 위해 다니던 길로 치유와 소통의 길이기도 하다. 해변을 따라 빽빽하게 자란 곰솔 숲을 걸으며 바다와 숲의 조화를 함께 느껴 보는 것도 좋겠다. 10.2㎞에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태안군청 환경산림과

편백나무가 우람한 축령산 산소길 2코스
금곡영화마을~금곡입구 삼거리~안내소~숲 치유센터~추암마을~괴정마을

벌거벗었던 전남 장성의 축령산에 나무를 심은 사람은 ‘한국의 조림왕’이라 불리는 춘원 임종국 선생이다. 1956년부터 30여 년간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곳인데 축령산 산소길은 임 선생이 조림을 위해 만든 임도가 주 노선이다. 빽빽하게 들어 선 편백나무 숲은 치유의 숲으로도 이름이 높다. 편백 숲의 쉼터는 마치 이 길은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차분히 걸으며 맑은 공기,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몸과 마음에 휴식을 가져보자. 6.3㎞에 2시간10분 걸린다. 장성군청 문화관광과

산림욕에 안성맞춤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
산불감시초소~원대임도~탐험코스~치유코스~자작나무코스~원정임도~산불감시초소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
강원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산림청에서 1970년대부터 가꾸기 시작하여 2012년부터 대중에게 개방됐다. 자작나무 숲은 탐방코스, 치유코스, 자작나무코스로 나뉘어져 있으나 서로 연결돼 있어 코스에 구애받지 않고 숲을 거닐 수 있다. 자작나무 숲은 스트레스 해소와 심폐기능 강화, 살균 등의 작용이 있는 피톤치드가 풍부해 가족과 함께 건강한 삼림욕을 즐기며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7.5㎞에 3시간 걸린다. 인제국유림관리소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