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23일 상대방 당명을 이용한 5행시와 6행시로 설전을 벌였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포문을 열었다. 추 대표는 이날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반대하는 것을 언급하며 ‘자유한국당’으로 5행시를 지어 비난했다.

추 대표는 “자유당 시절 독선 정치, 유신 시절 독재 정치, 한나라당 시절 독기 정치, 국민 고달픈 정치, 당장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의 5행시는 한국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하고 있는 5행시 이벤트에서 착안한 것이다.

한국당은 7·3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으로 5행시 이벤트를 열었지만 응모작 대부분이 한국당을 비판하거나 비꼬는 내용이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 6행시로 추 대표를 반박했다. 정준길 한국당 대변인은 ‘여대표추미애시(與代表秋美愛詩)’라는 논평에서 “추 대표의 천지의 이치를 다한 듯한 신기하고 묘한 시책에 감사드린다. 품위를 망각한 여당 대표의 수준을 국민이 이미 알고 있으니 족함을 알고 그만두기 바란다”며 6행시를 지었다.

그는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국민이, 불러도 귀 막고 보라고 애원해도 눈감으며, 어제도 오늘도 항시 그래왔듯이, 민심을 왜곡하고 남 탓만 하면서, 주장만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민주당의 구태정치야말로, 당장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의 논평은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보낸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를 패러디한 것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