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장관과 첫 통화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사드, 한국의 민주적 절차 존중"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22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 한국의 민주적 절차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 이같이 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핵 해법과 관련,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평화적 압박 캠페인’”이라며 “우리는 평화적인 해결을 원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북한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올바른 조건과 조치들에 대해 협의하자”는 강 장관의 제의에 대해 “물론이다. 언제든 수시로 연락하자”고 흔쾌히 응했다.

이어 강 장관이 “한·미 정상회담이 향후 5년간 정책공조의 토대가 될 것이기 때문에 회담 전에 만나 최종 조정을 하자”고 요청하자 틸러스 장관은 “보좌진을 통해 일정을 조율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틸러스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실용적이어서 케미스트리(궁합)가 잘 맞을 것”이라는 강 장관의 말에 “맞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에 대해 조의를 표했다. 강 장관은 “비극적 일이며 북한의 행동은 끔찍했다”며 “인도적 처우를 잘못해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웜비어 장례식에 가려 했는데 유족들이 사적으로 지내고 싶다고 해서 가지 않았다”며 “우리 마음이 충분히 전달됐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고마움을 표한 뒤 “여전히 세 명의 미국인이 더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만남인 만큼 큰 결실을 맺으려하기보다 두 정상 간 우호관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