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는 충북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제3공장을 세웠다. 메디톡스 제공
메디톡스는 충북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제3공장을 세웠다. 메디톡스 제공
보툴리눔톡신 분야 국내 1위 업체인 메디톡스는 지난 1분기 매출 404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창업자인 정현호 대표(사진)는 아쉬움이 컸다. 생산물량 부족 탓에 더 큰 성장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신공장 허가를 받으면서 갈증을 풀었다. 3공장 가동으로 보툴리눔톡신 생산량이 기존의 열 배로 늘어나게 됐다.

정 대표는 “공장 증설, 미국 시장 진출 등을 발판 삼아 5년 내 글로벌 20대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항암제, 황반변성 치료제 등 신약 연구개발(R&D)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보톡스 원조가 인정한 기술력

메디톡스는 충북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제3공장을 세웠다.  ♣♣메디톡스 제공
메디톡스는 충북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제3공장을 세웠다. ♣♣메디톡스 제공
2000년 설립된 메디톡스는 국내에서 최초, 세계에서 네 번째로 보툴리눔톡신제제를 개발한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1332억원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시장에서 성공한 것은 기술력 덕분”이라며 “부작용을 줄이고 재료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 보톡스 원조 개발 기업인 미국 앨러간 최고경영자(CEO)가 먼저 정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기술 이전을 제안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기존 제품은 가루 형태여서 사용하기 불편했다. 또 독소를 배양하기 위해 돼지에서 추출한 재료를 썼다. 이 때문에 이슬람 문화권 등에서는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판매할 수 없었다. 정 대표는 2011년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액상형 제품인 이노톡스를 개발했고 2013년 엘러간에 기술을 이전했다.

“올해가 성장 원년”

메디톡스 "세계 20위 바이오 기업 될 것"
올해는 메디톡스에 중요한 해다. 충북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연간 1000만 바이알(병) 규모의 3공장을 짓고 최근 가동을 시작했다. 3공장의 연간 생산액은 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 하반기에는 신제품 코어톡스를 출시하고 미국에서 이노톡스 임상시험 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돼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며 “3공장에 짓고 있는 필러동까지 완공되면 제품 생산 규모는 연간 1조원이 넘는다”고 했다.

2년여간 미뤄진 이노톡스의 미국 임상시험도 곧 시작한다. 정 대표는 “생산설비 기술이 미국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cGMP)을 충족하지 못해 임상이 늦춰졌다”며 “공장 설비 개선과 인력 교육을 통해 올해 초 걸림돌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께 미국에 이노톡스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항암제 등 신약 개발 나서

메디톡스는 2022년 세계 20위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다음달에는 수원 광교신도시에 R&D센터를 가동한다. 연구원도 120명에서 200명까지 늘린다. 정 대표는 “치료용 보툴리눔톡신과 필러는 물론 다양한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항체치료제, 항암제, 황반변성 치료제, 유산균을 이용한 비만치료제, 관절염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일부 신약후보물질은 임상시험 중이다.

회사 내실을 다지기 위한 작업도 한창이다. 다양한 분야 명사를 초청한 토크 콘서트, 워크숍 등을 열고 있다. 정 대표는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