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여행용 트렁크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여행용 트렁크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 배우 윤여정과 배두나, 이랜드그룹.’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루이비통이 감사의 뜻을 전한 한국 관계자 명단이다. 루이비통은 이번 전시회 팸플릿에 전시를 위해 협조해 준 이들의 이름을 새기는 방식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전시회에 제품을 대여해 준 기관과 개인이다.

루이비통은 1854년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브랜드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제품 1000여 점을 모아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주제로 전시 중이다. 브랜드 역사가 곧 여행의 역사이고, 이를 가방을 통해 보여주려는 취지다. 의미 있는 작품들을 한데 모으려다 보니 개인 소장품, 기관이 구입한 제품을 빌려올 수밖에 없었다. 김연아 윤여정 배두나 씨 등이 제품을 전시회에 빌려줬다.

김연아의 스케이트 트렁크
김연아의 스케이트 트렁크
국내 기업 중에는 유일하게 이랜드그룹이 루이비통이 감사를 전한 명단에 올라 있다. 이랜드그룹은 소유하고 있는 미국의 유명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여행용 트렁크 네 가지를 전시회에 내놨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남긴 1800여 점에 달하는 소장품은 2011년 경매에서 총 1억8350만달러(약 2060억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다이아몬드 같은 보석류, 옷, 그림, 가방 등 다양한 제품이 경매에 나왔다. 당시 루이비통 모노그램 패턴이 새겨진 여행용 트렁크, 슈트케이스, 화장대 케이스, 도빌백 등 네 개의 가방도 경매에 나왔다. 그 제품들을 이랜드그룹이 낙찰받았다. 그리고 이번 전시회에 빌려줬다.

이랜드그룹은 엘리자베스 테일러 가방 네 종의 낙찰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향후 제주도 애월 테마파크가 완공되면 박물관을 지어 소장하고 있는 제품 등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연아 선수는 루이비통이 2012년 자신에게 기증해준 스케이트 트렁크를 이번 전시회에 내놨다. 이 스케이트 트렁크는 루이비통이 9개월간 제작해 기증한 제품이다. 루이비통은 똑같은 가방 한 개를 더 제작해 경매를 통해 판매했고 그 수익금 전액을 유니세프에 후원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배우 윤여정 씨가 1993년 주문 제작한 뷰티 트렁크, 배우 배두나 씨의 드레스 등도 전시돼 있다. 이 드레스는 루이비통이 지난해 배씨에게 기증한 드레스로, 유니세프 자선 갈라쇼에 입고 등장했다.

루이비통은 외국 업체로는 크리스찬디올과 살바토레페라가모 박물관 등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