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사전계약 고객에게 출고를 시작한 G4 렉스턴. (사진=쌍용차 홈페이지)
5월부터 사전계약 고객에게 출고를 시작한 G4 렉스턴. (사진=쌍용차 홈페이지)
쌍용자동차가 조향장치의 부품 조립이 엉성하게 된 'G4 렉스턴'을 출고했다가 제품 불량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G4 렉스턴을 인수 받은 차주 최모 씨(43·남)는 운행 중 나흘만에 '달달달' 거리는 스티어링휠(핸들)의 진동과 잡음을 느꼈고 차체 하부에서 오일이 누유되는 문제를 발견했다.

처음엔 에어컨에서 나오는 물이려니 하고 그냥 넘어갔던 그는 지난 25일 출근길에 엔진 시동을 걸자 차량을 운행하지 못할 정도의 진동과 소음 때문에 쌍용차 안산지역 서비스센터에 차를 입고시켰다.

쌍용차 서비스센터에 확인한 결과 G4 렉스턴 조향장치의 오일파이프 연결 부위에서 볼트가 풀려 오일이 샌 상태였던 것.

G4 렉스턴의 조향장치는 유압식 속도감응형 핸들을 적용해 파워스티어링 오일이 들어가 있다. 유압식 파워스티어링 파이프를 고정하는 커플링 볼트의 조립 불량으로 오일 누유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차 서비스 측에서도 차량 점검 후 곧바로 조립 불량임을 확인했다.
G4 렉스턴 스티어링휠 모습. (사진=G4 렉스턴 홈페이지)
G4 렉스턴 스티어링휠 모습. (사진=G4 렉스턴 홈페이지)
서비스센터에 차를 맡기기 전날에는 고속도로 주행 중 핸들 조작이 잘 안돼 불안함을 느꼈다. 주행 중 이런 일로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생각만해도 아찔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씨는 쌍용차 고객센터에 연락을 취해 그가 겪었던 상황을 설명했더니 회사 측으로부터 "철저히 정비해주겠다. 미안하다"는 답변만 들었다. 출고된지 일주일도 안된 신차에서 조립 불량이 나왔고 다른 볼트도 풀릴 수 있지 않을까 걱정돼 반품하길 원했지만 등록을 마친 차여서 쌍용차 측은 거절했다.

최씨는 쌍용차 서비스센터에서 1차 조치를 받고 난 이후에도 운행 중 기어노브에서 진동이 감지돼 오는 31일 다시 차를 센터에 입고시켜 서비스를 받을 예정이다. 헤드램프에는 벌레까지 들어가 있어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전했다.

G4 렉스턴은 쌍용차가 지난해 히트상품 티볼리에 이어 야심차게 선보이는 신제품이다. 5월 중순까지 5000여대 주문을 받았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을 생산할 수 있는 월 최대 생산대수가 3500여대 규모로 판단, 평택공장 조립3라인을 연휴 기간에도 물량을 맞추느라 가동시켰다.

쌍용차 관계자는 "일단 초기 불편을 접수해 고객센터에서 점검을 마친 것으로 확인이 됐다"면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과 원만히 풀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