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 29일 공직사회를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국정기획위 2차 전체회의에서 “지난 5년간 보수정부가 우리와 다른 국정 철학을 갖고 운영했는데,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문재인 정부의 관료들이 제대로 느끼거나 공감하고 있지 못한 측면이 많다”며 “문재인 정부는 촛불민심을 받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데 아직까지 공직자들은 그 점에 대해 우리와는 감이 다른 듯하다”고 말했다.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주요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에 대해서도 “새 정부 국정운영 기조인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성장, 고용, 분배의 골든 트라이앵글에 대한 (부처들의) 이해도도 자문위원들보다 낮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많은 부처가 대통령 공약을 베껴왔지만 대체로 기존 정책들을 틀만 바꾸는 표지갈이가 눈에 띄었다”며 “과거 잘못된 행정 관행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반성을 토대로 바꾸려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조직 이기주의가 아직 어쩔 수 없이 남아 있어 부처에 유리한 공약은 뻥튀기하고 불리한 공약은 애써 줄이려는 것도 눈에 띄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 봐야 하지만 재원 마련 등 충돌을 막아야 한다”며 “꼼꼼하게 살피면서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김 위원장이) 공직자를 탓하는 게 아니다”며 “(공직자들이) 관행, 관성적으로 유지해오던 기조를 새 정부 기조와 바로 맞춰서 바꾸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