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 패션으로 재탄생…업사이클링 뜬다
‘업사이클링’에 관심을 갖는 패션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업사이클링이란 재활용품에 디자인을 더해 가치 있는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1993년 스위스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천막을 잘라 고가의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을 만든 것이 업사이클링의 시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최근 해양환경보호단체인 팔리포더오션과 손잡고 업사이클링 러닝화 ‘울트라 부스트’ (사진 위)2종을 출시했다. 신발 한 켤레당 평균 11개의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해서 제작했다. 바다에서 건져올린 플라스틱을 원사로 만들어 프라임 니트를 짰고 이 소재로 러닝화 갑피를 만들었다. 신발끈과 발목을 감싸는 부분도 해양 폐기물을 활용했다. 아디다스는 팔리포더오션과 해양환경보호 활동을 촉구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도 추진키로 했다.

재활용품, 패션으로 재탄생…업사이클링 뜬다
국내에서는 다음달 6일 경리단길에서 ‘라이브 런’ 행사를 열 예정이다.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색 옷을 입고 참석해 행사 내내 플라스틱 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에릭 리드케 아디다스 글로벌 브랜드 총책임자는 “올해 팔리오션플라스틱을 활용해 100만 켤레 이상의 업사이클링 신발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러닝 등 일상적인 활동으로도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오롱FnC부문은 2012년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아래)를 선보였다. 연간 40억원에 달하는 재고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보호에 동참하기 위해서였다. 3년 넘은 재고를 일일이 분해해 제품당 5점 미만의 희소성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구성했다.

래;코드는 지적장애인들에게 재고 원단을 분해하는 일을 맡기면서 일자리도 만들어냈다. 옷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액세서리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강성도, 정재웅, 박선주, 서병문, 김무겸 등 다양한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밀리터리 라인, 인더스트리얼 라인, 데님 라인, 주얼리, 생활소품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재킷 59만~69만원대, 하의 49만~59만원대로 비싼 편이기 때문에 더 저렴한 가격대로 제품을 늘려 대중화하기 위해서다.

2014년 명동성당 복합문화시설 ‘1898+’에 ‘래;코드, 나눔의 공간’을 열고 업사이클링 체험 이벤트를 꾸준히 하는 것도 많은 사람의 동참을 이끌어내려는 취지다. 래;코드를 총괄하고 있는 한경애 코오롱FnC부문 상무는 “패션 브랜드가 환경보호 등 사회활동에 참여한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