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학사 비리 조사…삼성 뇌물 관련 의혹도 조사 가능성
독일 자금세탁 의혹·은닉 재산 의혹도 본격 수사할지 주목


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61·여) 씨 딸 정유라(21) 씨를 한국으로 강제송환해 조사하는 절차에 착수해 정씨 입국이 향후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정 씨는 이화여대 부정입학을 비롯해 입시·학사 비리에 가담한 공범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여서 국내에 도착한 직후 체포 상태로 관련 의혹 조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정 씨는 청담고 재학시절 특혜를 받은 의혹, 이대 수시모집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특혜로 합격한 의혹, 이대 재학 중 출결 관리와 학점 등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 등을 사고 있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정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2023년 8월까지 유효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학사·입시 비리에 국한하지 않고 최 씨,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얽힌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으로부터 승마와 관련한 파격적인 지원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인물인 만큼 정 씨의 진술이 관련자 혐의 입증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최 씨는 독일 현지법인 코어스포츠와 삼성전자가 용역 거래를 가장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정 씨의 승마에 필요한 금전적인 지원을 받는 등 범죄수익 은닉 규제 및 처벌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데 정 씨가 여기 관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윤병세 외교통상부 장관은 작년 12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정유라가 독일 당국에 의해서도 관련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고 외교부 당국자는 "독일 헤센주 검찰이 정 씨의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었는데 기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따로 설명한 바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검찰이 정 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 씨가 국외에 차명으로 재산을 은닉했다는 의혹을 본격적으로 파고들지도 주목된다.

정 씨는 그간 송환 결정 불복 소송이나 언론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자신이 한 일에 관해서는 얘기해 주지 않아서 모른다', '코어스포츠 지분에 관해서는 모르며 어머니가 사인하라고 해서 했을 뿐이다', '나의 혐의에 관해서는 무죄를 주장한다'는 등의 입장을 밝혔다.

결국, 불법 의혹이 제기된 행위는 어머니 최 씨가 한 것이고 정 씨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셈이다.

하지만 정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예상 밖의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순실 게이트 '내부 고발자' 중 한 명인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이달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씨는 여과 없이 얘기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로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를 꼽아 사실상 재수사를 주문한 가운데 정 씨 입국은 검찰이 이에 부응하는 자연스러운 계기를 만드는 양상이어서 향후 수사가 어디로 얼마나 뻗어 갈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