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 하나금융투자 강남WM센터 이사
박용 하나금융투자 강남WM센터 이사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어떤 주식을 어떻게 사고 팔라는 일종의 격언 같은 투자 원칙들을 접하게 된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것이나 남들이 탐욕스러워 질 때 팔고 남들이 두려움에 떨 때 사라는 말도 이런 식으로 흔히 회자되는 원칙이다. 이런 투자 원칙들은 언뜻 보면 당연한 것 같지만 실제 투자에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이런 투자 원칙들을 보다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국내증시나 해외증시에서 주식시장을 주무르는 이른바 큰손들은 보유주식에 대해 금융당국에 보고하게 되어있는데 이들 잘 활용하면 의외로 투자 힌트를 얻는 경우가 흔히 있다. 2011년까지 국내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됐던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업종군)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1~2분기 이전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에서 헤지펀드 등 이른바 큰손들은 철강, 에너지, 화학, 자동차 관련주들에 집중투자하기 시작했고 이를 관련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많이 회자되는 스토리는 아니지만 당시 필자가 관찰했던 사실이다.

국내증시가 선진국 증시보다 짧게는 1~2개월에서 길게는 2분기까지 업종별로 시차를 두고 상승하는 현상을 필자는 종종 보아왔다. 이런 현상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면 남들보다 일찍 사서 지나치게 과열되기 전에 팔고 나오는 게 가능해진다.

일반적으로 어떤 펀드가 특정 종목을 편입하기로 결정했다면 해당 종목을 비중 있게 투자하는 데 짧게는 몇 주에서 몇 개월이 소요된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아주 낮은 가격에 매수하려고 욕심을 부리면서 기다리다가 해당 종목을 아예 매수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만약 최근 분기에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 대한 펀드들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 이를 확인하고 투자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바닥은 아니지만 무릎 즈음에서 매수하는 게 가능해진다. 이런 경우 정보와 리서치 능력에서는 다소 뒤지더라도 신속하게 투자결정과 집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기관투자자 보다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눈을 크게 뜨고 최근 자료들을 찾아보면 2017년 1분기 미국증시의 경우 브리지워터, 르네상스 캐피탈, 시타델 등 내노라하는 헤지펀드들이 기술주 업종군에서 비중을 가장 많이 늘린 종목은 액티비전 블리자드라는 시가총액 50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게임주였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초대형 글로벌 펀드들이 최근 국내 상장된 시가총액 12조원의 넷마블게임즈라는 게임주에 투자를 시작했다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최근 국내의 한 게임업체가 1조원이 넘는 초대형 글로벌 M&A를 진행하면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또 다른 초대형 게임업체는 향후 M&A 추진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게임주라면 투자대상에 올려놓고 눈여겨볼 만한 시점이다.

<박용 하나금융투자 강남WM센터 이사 yongpark0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