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 네 번…알고보니 보험사기
‘골프의 신’으로 소문난 A씨는 1년4개월간 홀인원 네 번에 앨버트로스 두 번을 기록했다. 홀인원이나 앨버트로스를 성공할 때마다 500만~600만원의 ‘홀인원 보험금’을 수령했다. 그렇게 챙긴 보험금은 2000만원에 달했다. 주변에선 대단하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A씨의 골프 기록은 홀인원 보험금을 노린 사기로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충남지방경찰청과 공조해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했다고 조작해 보험금을 타낸 A씨 등 34명을 적발,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홀인원이나 앨버트로스를 하면 축하금이 지급되는 보험상품에 가입한 뒤 홀인원을 했다는 허위 영수증을 첨부하는 방식으로 보험금 총 2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홀인원 보험은 월 1만~3만원가량을 보험료로 내면 홀인원 축하금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혐의자 중엔 여러 홀인원 보험의 가입과 해지를 반복하면서 보험금 수령 규모를 늘린 사람도 있었다.

이로 인해 홀인원 보험의 손해율도 최근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된 홀인원 보험금은 1049억원(3만1547건)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일반인이 홀인원을 할 확률은 1만2000분의 1로 알려져 있다”며 “평생 골프를 해도 나올까 말까 한 홀인원을 몇 차례씩 성공해 보험금을 타는 사례가 급증해서 집중 점검에 나섰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보험설계사와 보험계약자가 공모해 총 10억원 규모의 홀인원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로 140명을 추가 수사 중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