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캅 시대' 연 두바이 "2030년 경찰 25% 대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정부가 세계 최초로 로보캅(로봇 경찰·사진)을 배치했다. 첫 임무는 도심 순찰과 외국인 여행객의 눈길 사로잡기다. 범죄 발생 사실을 보고하고, 가슴 부분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관광 정보도 안내해준다.

영국 BBC는 두바이 정부가 2030년까지 경찰력의 25%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릭 칼리드 알라주키 두바이경찰청 스마트 서비스국장은 “경찰력을 완전히 로봇으로 대체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인구가 늘고 있는 두바이에 경찰력을 재배치하기 위해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두바이 경찰 로봇은 스페인 로봇회사 팔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림’을 일부 개조한 모델이다. 키 170㎝, 몸무게 100㎏인 이 로봇은 바퀴를 이용해 사람을 피해 자율주행한다. 영어와 아랍어를 포함해 러시아, 중국어, 프랑스어 등 9개국 이상의 언어를 이해한다. 구글과 IBM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범인 얼굴을 식별하고 심리 상태를 판독한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열린 걸프 정보보안 엑스포에서 처음 공개됐다.

그동안 두바이 방문객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경찰서와 고객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하지만 경찰 로봇을 활용하면 두바이의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에 바로 접속할 수 있다. 벌금 납부 기능도 있다. 범죄를 막는 파수꾼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실시간으로 주변 상황을 경찰 신고센터에 알려준다.

첫 번째 경찰 로봇은 24일부터 거리에 배치됐다. 우선 시민 안내에 활용한다. 내년부터 투입하는 두 번째 모델은 범죄 정보를 수집하는 순찰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두바이 정부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 로봇도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