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코 끝 스치는 비오는 날의 香...설레는 발걸음 사로잡다
지난주(5월22~26일) 향수 판매 1위는 남녀 공용 향수인 마크제이콥스 ‘스플래시 레인’이었다. 2011년 한정판으로 출시됐다가 단종된 뒤 작년에 다시 나왔다.

워터리 플로럴 계열로 비가 오는 날 느껴지는 냄새가 특징이다. 비에 젖은 잔디와 물방울에서 영감을 받아 조향한 향수다. 지금은 백화점에서 구하기 어려운 향수여서 향수 마니아들이 면세점에서 주로 구매한다. 롯데면세점에서도 자주 품절되고, 재입고해도 순식간에 팔려 나간다. 2위인 존 바바토스의 ‘존 바바토스 아티잔’은 수년째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시트러스 계열 향 특유의 톡 쏘는 상큼함과 우디 냄새가 어우러졌다. 3위인 디올의 ‘미스 디올 블루밍 부케’는 만다린 오렌지 냄새와 피오니 꽃 향이 섞인 플로랄 계열 향수다. 여성스러운 향에 병도 리본을 활용해 디자인해 20~30대 여성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몽블랑의 ‘몽블랑 레전드’도 인기 향수 중 하나다. 은은한 광택이 도는 검은색 향수병 위에 몽블랑 엠블럼이 그려져 있어 남성적인 멋이 나는 게 인기 비결이다. 향은 묵직한 우디 계열이다. 5위인 조말론의 ‘블랙베리 앤 베이 코롱’은 조향사 조말론이 블랙베리를 따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향을 구성했다. 블랙베리 과즙 향과 신선항 월계수잎 냄새가 봄·여름철에 잘 어울린다. 남녀 모두 뿌릴 수 있다. 니치 향수 중에서는 남성 향수인 크리드 ‘어벤투스’가 전체 향수 판매 20위권에 들었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의 카리스마를 테마로 조향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원래 니치 향수는 조말론과 딥티크가 인기였지만 최근 들어 크리드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