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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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과장을 통해 본 일 관리의 중요성

김과장은 성실하다. 자신의 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완수하며, 밤 늦게까지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여러 자료들을 살피며 보고서의 질을 높게 가져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김과장의 평가등급은 항상 보통 수준인 B등급이다. 노력에 비해 평가가 낮은 것에 대해 본인도 불만이 있고, 주위 동료들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어느 날 김과장이 4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를 가져와 1달 넘게 밤늦게까지 작성한 보고서라며 의견을 달라고 한다. 본부장은 보고서를 넘기지 않고 김과장에게 “이 보고서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과장이 머뭇거리자, 가지고 가라고 한다. 얼굴이 붉어진 김과장이 1시간 후에 얻고자 하는 바를 말하자, “이 보고서가 회사에 어떤 이익을 주며, 어떤 가치를 창출하나요?” 물었다. 다시 김과장이 머뭇거리자, 본부장은 1달 이상 고생을 했으면서 본질도 제대로 설명 못하냐고 질책을 한다. 김과장이 잠시 후 기대효과를 말하자, 본부장은 김과장과 함께 CEO에게 보고하러 간다.

박과장은 상사와 수시로 대화하기로 유명하다. 오늘도 점심 장소로 가는 길에 본부장에게 제가 이런 아이디어가 있는데, 이것을 하면 이런 점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떠냐고 말을 한다. 길을 걷던 본부장이 괜찮은데 하니, 식사 후 A4지에 개략적인 프레임을 적어 본부장에게 아까 말씀 드린 것 이런 프레임으로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묻는다. 본부장이 가볍게 보고 해보라고 하니, 다음 날 박과장은 턴페이퍼를 작성해 큰 틀과 세부 작업들을 보고한다.

본부장은 벤치마킹 1곳과 전문가 2명을 만나보라고 하며 흐뭇해 한다. 이후, 중간 보고와 중간 중간 이슈가 생길 때마다 수시보고를 했고, 최종보고 시에는 본부장이 박과장을 CEO 앞에서 극찬한다.

김과장과 박과장의 사례에서 어떤 차이를 느끼는가? 누가 더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인가? 일 잘하는 사람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멘토였던 선배는 “나는 대리부터 상사의 지시를 받고 일한 적이 없다.”고 한다. 주도적이고 자율적으로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담당자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는가?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기획/ 실행/ 결과물 창출/ 활용과 홍보의 일의 4단계에 있어 보통 사람들과 비교하여 마음가짐과 행동의 차이가 분명하다. 이들은 보다 도전적인 일을 즐기며,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데 주저하지 않고, 특히 상사와의 관계가 좋다. 이들은 용 꼬리가 되기 보다는 뱀 머리가 되길 원하며, 높은 사람을 만나고 중요 부서에서 근무하길 바란다. 자기가 한 일을 이 곳 저 곳에 홍보하여 자신이 했음을 자랑한다.

일 잘하는 사람들의 10가지 체크리스트를 정해 보았다.

1) 중기, 올 해 목표와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일단위로 추진한다.
2) 자신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일을 즐긴다.
3) 일의 바람직한 모습을 그리며 자신의 아이디어로 일을 추진한다.
4) 일의 원칙과 프로세스를 알며 첫 단계인 자료수집에 최선을 다한다.
5) 일의 로드맵과 단계별로 해야 할 일을 정하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다.
6) 일의 마감기간을 스스로 정하고, 상사를 감동시킨다.
7) 자신이 해야 할 부분과 남의 도움을 받을 부분을 알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는다.
8) 수시로 보고하며 상사/ 동료/ 후배와의 관계관리가 뛰어나다.
9) 결과물이 간단 명료하며 예쁘다.
10) 결과물을 매뉴얼, 강의안으로 재 작성하여, 관련 담당자에게 적극 공유한다.

이상의 내용에 첨부하여, 길고 멀리 보는 안목으로 회사의 미래 먹거리가 될 과업을 준비한다. 부단히 자기개발을 통해 역량을 향상시킨다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상기 10개의 체크리스트에 각 10점 만점에 점수를 부여하면 몇 점 정도 나오는가?

일 잘하는 사람이라면, 80점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즐겁게 일 잘하는 사람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조직장 스타일을 전문역량과 성격으로 구분하여 4유형으로 한 우스운 이야기가 있다.

1유형) 똑똑하고 부지런함, 2유형) 똑똑하고 게으름, 3유형) 멍청하고 부지런함, 4유형) 멍청하고 게으름.

어느 조직장과 근무하는 직원이 가장 불행한가?

직원들은 멍청하고 게으른 조직장을 이야기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멍청하고 부지런한 조직장을 선택하였다. 반대로, 근무하길 원하는 조직장은 똑똑하고 부지런한 조직장이 아닌 똑똑하고 게으른 2유형이었다.

직원이 즐겁고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조직장이다. 조직장이 멍청하고 부지런하면 직원들의 삽질은 지속되고, 일의 버전관리는 10을 초과하여 버전 20이상이 된다. 이 정도면 우수한 직원도 시키면 시키는 대로, 언젠가는 가겠지 하는 심정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된다. 반면 똑똑하고 부지런한 조직장은 부하의 역량 수준을 알기에 일을 맡기려 하지 않고 자신이 해 버린다. 조직장에 비해 역량이 떨어지는 직원은 팀장의 놀라운 업무 수준과 빠른 처리에 처음에는 감탄을 하지만, 이내 어차피 조직장이 하겠지 하며 대충 대충 안을 만들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즐겁게 일 잘하는 사람으로 직원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첫째, 직무를 중심으로 조직과 개인의 바람직한 모습이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 조직은 몇 년 후 이런 모습이 되어야 하며, 직원들은 이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함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있어야 목표를 보고 달릴 수 있다.

둘째, 직무 단계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고, 단계별 요건과 육성방안이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셋째, 자신이 지금 어느 수준에 있고, 매년 자기개발계획서를 작성하여 실천하고, 조직장은 이를 점검하고 심사하여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줘야 한다.

넷째, 조직장이 최소 매월 직원과의 면담을 통해 잘하고 있는 점과 업무 추진에 대해 보완해야 할 부분을 구체적으로 피드백해 줘야 한다.

다섯째, 직급이 오를수록 일을 처리하는 능력보다는 대내외 사람들과의 관계 관리가 더 중요하다. 직원들이 폭넓게 사람을 만나고, 이들을 활용하여 성과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계관리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

여섯째, 관심을 갖고 배려하되 자극을 받게 해 주는 조직환경이다. 일하면서 자극을 받지 않으면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상하간, 동료간 상호 자극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의도된 경쟁을 가져가되, 밑바탕은 서로가 서로를 믿고 존중하는 신뢰의 토대가 굳건하도록 가져가야 한다.

일곱째, 감동과 자율을 주는 조직장이 되어야 한다. 직원의 마음을 훔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적극 지원하고 도와주는 조직장이 되어야 한다. 직원들의 마음 속에 살아 숨쉬는 조직장이 되기 위해서는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갖고 애정을 주어야만 한다.

사람들은 회사를 보고 들어와서 상사를 보고 떠난다고 한다. 조직장이 되기 전에는 자기 자신의 일만 잘하면 된다. 그러나, 조직장이 된 다음에는 직원을 성장시키고 이들이 낸 성과로 평가를 받는다. 그러므로 조직장이 ‘직원들을 어떻게 하면 더욱 성장시키고, 일을 더 즐겁게 잘할 수 있도록 만들까 고민’한다면, 그 직원들은 즐겁게 일 잘하는 사람으로 거듭 날 것이다.

< 한솔교육 홍석환 인사자문 >